대부분의 은행들은 e-마켓플레이스가 생겨나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B2B사업을 준비해 왔으나 그동안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체계적인 전략이나 그에 부합한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는 상태였다. 주택, 국민은행은 이미 몇차례 B2B전략을 수정했다.
신한은행은 지금까지 대기업과 그 협력업체들의 다자간 거래를 지원하는 구매자금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n 대 n 방식의 거래에 대비, 가상계좌를 이용한 에스크로우(Escrow)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철강, 광고 등 업종별 e-마켓플레이스가 주요 타깃이다.
조흥은행은 브리지형 금융포털, 유니버셜 뱅킹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장기전략 ‘메타뱅크’의 상당 부분이 B2B에 관한 것이다. e-마켓플레이스를 위한 EDI결제, 사이버대출, 외환부문 적극 진출을 통한 인터넷 무역과 인터넷 ABS 발행 및 유통 등이 핵심 추진과제다. 기업의 전산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여신, 회계감사까지 제공하는 ‘코카스(COKAS)’서비스의 경우, 얼마전부터 중소기업을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시각을 갖고 B2B사업에 접근하고 있다. e-마켓플레이스 시장이 성숙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은행 스스로 금융서비스를 통해 e-마켓플레이스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체계적인 B2B 전략을 마련, 임원진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했다.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기존 계정계 업무에 대한 개념을 재검토하고 각 부서별 담당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e-커머스 업무 전반에 대해 협의할 방침이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B2B 시장은 ‘노다지밭’이나 다름없다. 우선 은행이 인프라를 어느정도 갖춘 기업들간의 연결고리 역할만 하면 되기 때문에 시장 진입 비용이 적게 든다. e-마켓플레이스 참가 기업들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 EBPP(인터넷과금결제), 무역금융, CMS등 새로운 상품 제공의 기회가 많아져 수수료, 대출, 이자로 인한 수익이 짭짤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하거나 구축중인 B2B e-마켓플레이스는 약 170개가 넘지만 거래실적이 있는 곳은 24개정도로 아직 B2B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라고 말하고 “하지만 금융서비스만 제대로 지원되면 내년 3,4월에는 국내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선 기자 una@kftime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