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조원증 상무(55)가 지난 7월 인터넷뱅킹 시스템 개선 작업을 하면서 함께 고생했던 정보시스템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끝부분이다. 평소 철저하고 완벽한 업무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는 조상무의 다정한 이메일은 많은 직원들에게 감동을 줬다고 한다. 업무를 챙길때는 얼음처럼 차갑지만 인간적으로는 따뜻한 조상무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상무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조흥은행에 입행해 신월동 신림동 남대문지점장과 점포개발실 종합기획부 등의 본부 부서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조흥은행이 사업부제로 바뀌면서 정보시스템부와 인사운영을 총괄하는 상무로 선임됐다. 주로 기획부문 업무를 담당하며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을 인정받아 왔다. 주변에선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이런 점들은 조상무가 전산실무를 맡아본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고 CIO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오히려 특유의 기획력으로 ‘전산’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넓고 유연한 시각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해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조상무의 기획력과 아이디어는 많이 ‘듣는’데서 나온다. 딸이 “아버지처럼 재미없는 사람과는 결혼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말을 아끼는 대신에 다른 사람의 견해와 지식을 경청하는데 신경을 쓴다.
업무시에도 지시하고 질책하기 보다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듣고 그것을 현실화하는데 힘을 쏟는다. 때문에 자기 견해를 분명히 밝히며 토론끝에 자신의 생각이 옳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면 깨끗이 물러날 줄 아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조상무는 향후 고객관리 인터넷뱅킹 리스크관리 등에서 은행의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라는 판단하에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차세대시스템 중심의 중장기 전산전략을 준비중이다. 금년초 가동되기 시작한 DW는 최초로 국내 은행 실정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된 시스템으로 본격적인 타깃마케팅과 고객관리업무 수행의 초석이 됐다.
조상무는 CIO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지난해 충북 강원은행과의 전산통합을 꼽았다. 그당시 합병과 동시에 전산통합을 이뤄내 고객 불편을 최소화했음은 물론 직원들간의 인적융화가 잘 돼 조흥은행 전산부문 저력의 밑바탕이 됐다고 회상했다.
조상무는 “전산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아이디어”라며 “수많은 전문가와 함께 한다는 자세로 각자의 역량을 잘 이끌어내는게 CIO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kftimes.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