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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銀-중앙종금 투자은행에 `승부수`

김성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6-12 09:33

부실기관끼리 합쳐 시너지 효과 미지수

지난 8일 제주은행과 중앙종합금융이 이달말까지 합병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금융권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중 대형은행간 합병, 지방은행간 지주회사설립을 통한 합병 등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의 협의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합병발표가 급작스럽게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양사가 합병을 하게 되면 지난 2월 발표된 종금사 발전방안과 이달중 시행예정인 개정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첫 적용대상이 된다는 측면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개정된 금산법에 따르면 종금사와 합병한 은행은 최장 10년간 종금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종금업무를 수행하는 지방은행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언제부터 논의됐나 = 공식적으로 합병을 위한 논의는 이달 1일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중앙종금이 제주은행으로부터 자본참여 제의를 받은 것은 금년 초다. 금년 초 제주은행은 증자를 실시하면서 중앙종금에 자본참여를 제의했다.

이 제의에 대해 중앙종금은 경영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비추었고, 제주은행은 경영참여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중앙종금의 제주은행 지분참여는 결렬됐다.

그러나 금감위로부터 개선명령은 받은 제주은행은 9월말까지 300억원의 증자를 실시해야하는 상황임에도 1대주주는 물론 2대주주도 증자할 능력이 없이 중앙종금과의 접촉은 지속돼 왔다.

이 과정에는 서울창투가 ‘중개’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병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도 서울창투의 제의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후문이다.

▲왜 제주은행과 중앙종금인가 = 중앙종금 합병의 최종목표는 투자은행이다. 따라서 대형은행보다는 적정 규모의 소매금융업무가 가능한 제주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주은행은 정부의 방침대로 지방은행끼리 합병할 경우 타 지방은행이 제주은행보다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에 생존의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따라서 은행을 살리면서 생존을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은 은행이 아닌 타 업종, 특히 정부의 지원이 예상되는 종금사를 선택해 합병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없는가 = 제주은행과 중앙종금 양사 모두 자본이 잠식되어 있는 상태이다. 제주은행은 금감위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상태로 증자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중앙종금은 금년들어 나라종금, 영남종금의 영업정지, 한국종금의 유동성 문제 등으로 인한 종금업계의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부실금융기관끼리의 합병이 정부의 지원이 있다 하더라도 과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수익모델의 개발이 어렵다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은행과 종금의 주고객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상품의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수익기반이 취약한 지방은행과 종금사의 합병으로 과연 수익기반 마련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금감원의 승인없이 이루어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감원과 협의 없이 합병발표가 나왔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적자금을 노린 ‘사기극’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도 이러한 문제로 양사의 합병 진의를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합병은행의 모습은 = 중앙종금 관계자는 “쉽게 설명하면 하나은행과 KTB네트워크를 합친 모습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앙종금이 생각하고 있는 합병은행의 모습은 투자은행업무를 이용해 벤처기업의 IPO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향후 그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시설대여 등의 자금지원과 해외자금 유치 등 종합적인 관리를 실시하는 벤처 토탈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되겠다는 것이다.

향후 어느 정도 자본이 충실화 되면 대형 투자은행 업무를 수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합병은행은 현재 제주에 몰려있는 지점을 대도시 위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방은행의 모습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여 본점은 제주도에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양사가 법적으로 합병을 해도 상호 업무 차이로 종금의 도매금융과 은행의 소매금융의 이원화 시스템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비율은 상장사 합병기준에 따라 산정할 예정이지만, 원칙적으로 1대1 대등합병에 동의한 상황이다. 따라서 합병은행의 1대주주는 중앙종금 1대주주인 동국산업(21.23%)이 된다.

그러나 김석기사장이 대주주인 코리아캐피탈에서 중앙종금의 주가안정을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주식을 매입해 코리아캐피탈과 김석기사장 등 우호세력의 지분은 CB, BW 등을 포함하면 21.37%로 동국산업을 제치고 1대주주가 된다. 따라서 합병은행의 실질적인 1대주주는 김석기사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 한국종금에 대한 긴급 지원과 중앙종금의 제주은행과의 합병 발표로 인해 종금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연일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종금업계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앙종금도 당초 합병발표를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할 계획이었으나, 종금업계의 불안으로 인해 서둘렀다는 것. 따라서 이번 제주은행 중앙종금 합병을 계기로 앞으로 다른 종금사들들 역시 합병 등 자구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성욱 기자 wscorpio@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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