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창업투자㈜의 주간사였던 교보증권이 연이은 코스닥 급락으로 사흘동안 25억원을 사용했지만 연속 하한가를 맞고 있고,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시장조성에 나선 LG투자증권 또한 이틀동안 20억원을 썼지만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22일 증권업계 및 관계당국에 따르면 거래량 부진에 따른 수수료 급감에다 시장조성으로 인한 손실까지 겹쳐 증권사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증권사 기업금융팀 담당자들은 금감원에 제도개선을 요구했지만 금감원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조성은 증권사보다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도입됐다”며 “증권사들이 수익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한화증권이 한국가스공사의 시장조성에 나섰다가 증권사의 지급여력비율 지표인 영업용 순자본 비율이 급감해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따라서 금감원의 이러한 태도는 너무 안이한 발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또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조성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누가 공모주간사를 맡으려 하겠냐”며 “벤처기업들의 희망인 코스닥 등록이 어려워지면 발행시장까지 덩달아 위축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현재 우리기술투자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고 있는 SK증권도 주간사 업무에 회의감을 내비쳤다.
시장조성자금의 이자비용과 주식가치 하락으로 인한 평가손실 등이 주간사가 공모대행 수수료로 받는 2~3억원을 넘어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태’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