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터딜러 브로커 도입 등 국내 채권시장 활성화 대책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채권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은행 펀드매니저들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채권 투자를 통한 수익이 늘면서 능력 있는 펀드매니저를 영입하기 위해 인센티브 확대 등 다양한 유인책을 쓰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은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도 높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산업은행의 한 딜러는 인센티브와 함께 과장 승진을 조건으로 주택은행 신탁계정 자산운용 담당으로 옮겼다.
은행 펀드매니저들이 증권사 채권 브로커로 변신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대표적인 곳이 최근 구성된 부국증권 채권 영업팀. 이곳에는 은행에서 수년간 채권 딜링을 담당했던 `큰 손`들이 브로커로 활동하고 있다. 팀장인 안노영씨는 국민은행 신탁계정에서 7년간 채권 펀드매니저로 일했고 박상운 차장 역시 국민은행 자금부 출신. 김은섭 차장은 하나은행 자금팀에서 10년 동안 자산 운용을 맡아던 베테랑 딜러였다. 이밖에 서울증권에도 외환은행 자금부 출신이 채권 브로커로 활약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출신의 브로커 변신에 대해 증권사의 한 브로커는 "딜링 경험을 바탕으로 금리동향에 대한 분석능력이 있어 고객 입장에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증권사의 능력있는 브로커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주식 중계수수료 경쟁이 일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채권 브로커 같은 도매금융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
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까지 주식 펀드매니저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채권 딜러들이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이같은 현상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