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선물시장에서 투신 등 기관투자가의 매수포지션이 거의 실종된 가운데 해외 헷지펀드 등 투기세력이 커다란 포션을 차지하고서 현물시장과 함께 지수변동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어 선물시장 자체의 트렌드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이 2주 이상 장기화되면서 헷지나 차익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선물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활개를 치기 시작한 홍콩과 말레이지아계를 비롯한 헷지펀드들이 올들어 극성을 부리면서 선물지수의 급등락을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급등하는 날이면 여지없이 외국인 선물매수가 증가하고 있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 선물딜러는 “지난달부터 장 마감 때 10포인트 이상 지수를 끌어올리거나 오전장 시작 때 갭을 발생시키면서 5포인트 이상 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처럼 시장 트렌드가 없다 보니 선물 헷지와 차익거래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대부분 투자가들이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투신권이 최근 보름 이상 선물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등 기관투자가의 매수가 끊어져 버렸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영향력의 막강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와 관련 증권업계에서는 증시와 마찬가지로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을 비롯한 대규모 투자자들의 동향을 장중에 공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헷지펀드의 작전이나 루머에 의한 시장 변동 등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지만, 증권거래소에서는 아직 필요성이 크지 않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이정훈 기자 future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