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계에 따르면 당초 4억달러 규모의 해외 DR 공모발행을 추진했던 하나은행이 발행규모를 2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5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계획한 후 알리안츠의 1억5000만 달러 출자로 DR 공모발행을 4억달러 선으로 줄였다가 이번에 다시 DR 발행 규모를 축소한 것.
이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서는 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는 국내 주가 때문에 로드쇼 후 프라이싱에서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DR가격이 결정될 것을 우려해 발행 규모 자체를 줄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하나은행 관계자 역시 “터무니 없는 값에 DR을 발행할 필요가 없다”며 “알리안츠 출자분을 포함해 4억달러의 외자유치면 자본확충에 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주가는 알리안츠 출자 계약 직후 떨어지기 시작해 계약 당시 9000원대이던 주가가 현재 7000원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하나은행측은 국내 주가가 9000원 수준은 돼야 프리미엄을 얹어 알리안츠와 합의된 인수가 12500원의 프라이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현 주가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DR가격이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측은 “DR발행 규모 축소는 알리안츠의 출자에 따라 재조정한 것 뿐”이라며 “정확한 발행규모도 로드쇼와 프라이싱 과정에서 다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20일로 주총일자가 확정됨에 따라 로드쇼를 21일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했으며 내달초 프라이싱을 거쳐 4월10일을 전후해 주금납입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