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씨는 `허`번호판이 붙은 렌트카를 대여해 운전하던 중 졸음운전으로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운전자인 본인은 멀쩡했지만 차는 폐차하는 편이 나을 정도로 많이 파손됐다. 견적을 뽑아보니 대략 8백만원 정도. `허` 번호판이 붙은 렌트카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A씨가 보험회사에 문의했으나 보상 받을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A씨가 대여한 차량은 대인.대물에만 가입했을 뿐 자차담보 부문에는 미가입 상태였기 때문. 이는 관련법상 렌트카업을 영위하려고 하는 업체는 자동차보험 중 대인과 대물담보만 가입하면 허가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료를 더 내면서까지 자손과 자차담보에 가입하는 렌트업체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동차를 대여해 운전하는 자가 사고를 내면 상대방과 상대차량은 보상 받을 수 있지만 정작 본인은 보상 받기 어려운 것이다. 특히 A씨처럼 차량 파손이 심할 경우 본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가 있으므로 차를 렌트할 때에는 계약서를 꼼꼼히 읽어 자신이 부담해서라도 자차나 자손담보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손보업계의 관계자는 "관련법이 바뀌지 않는 한 렌트업체들은 대인.대물 외에 자차나 자손담보는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 개정이 힘든 상황에서 대여할 운전자들이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