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조짐은 99사업연도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상위4사의 M/S는 늘고 중하위사는 줄어드는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흑자 규모도 상위사는 증가한데 반해 중하위사들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감소했고 일부회사는 적자로 전환되는 등 추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11월말 현재 손보사는 전년동기보다 1.0% 줄어든 8조9638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수했다. 이중 삼성 현대 동부 LG 등 상위4사의 수보는 6조1084억원으로 68.1%의 M/S를 기록, 66.6%였던 전년동기보다 1.5%P 늘었다. 반면 나머지 7개사는 2조8554억원 거수에 그쳐 31.9%로 점유율이 줄어들었다.
또 같은 기간동안 11개사의 당기순이익은 456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25.7%나 흑자 규모가 늘어났다. 그러나 회사별로 살펴보면 상위4사는 44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배가량 증가한 반면 중하위사는 76억원의 흑자에 그쳐 88.0%나 감소하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그렇다고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2000사업연도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의 폭이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회계연도 시작과 동시에 가격자유화가 시행된다. 부가보험료가 자유화되는 만큼 사업비율을 줄이는게 급선무이지만 수입보험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정부분 고정되어 있는 사업비를 감축하는 일 또한 만만치 않다. 결국 지급여력에서 여유가 있는 회사가 사업비율을 줄일 수 있고 그에 따른 보험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현재 지급여력이 충분한 중하위사는 없기 때문에 상위사와의 정면 경쟁을 벌이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FY2000에는 자연스런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미 그로기 상태인 것으로 알려진 해동은 제외하고 나머지 하위사들의 향후 진로는 누구도 점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하위사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중위권과의 합병을 추진하거나 상위사에 인수되거나 아예 전문보험회사로 자세를 낮추는 것 뿐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회사끼리 합병하는 것은 서로 뜻이 맞으면 가능한 일이나 대형사가 하위사를 인수하는 일은 더욱 일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대형사들이 소형사를 인수해서 얻게될 시너지 효과가 전무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수 합병이 안될 경우 소형사들은 보험종목을 특화해 전문보험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도 있다.
부가보험료의 자유화가 향후 손보시장을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 중소형사는 살아남기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업계의 시선이 중하위사들에 집중되고 있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