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서는 갈곳을 찾아 헤매던 시중의 부동자금이 공모주 청약으로 집중되면서 신규 등록 종목들이 보통 10여일씩 상한가 행진을 하는 등 시가총액 급증의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상반기 내내 코스닥 급증에 대한 혼란된 시각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서 새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투자자들의 적응력도 놀랍게 신장됐으며, 유망 종목들을 잇따라 코스닥 시장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솔PCS 등 대형주의 등록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81조9천억원을 기록했으며, 한국통신프리텔 등 대형주의 신규등록으로 시가총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같은 추세는 갈수록 시가총액 10조원 돌파시점이 당겨지고 있는 데서도 충분히 확인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통신 프리텔은 현재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전체 증시에서도 한국전력을 제치고 모기업인 한국통신 삼성전자 SK텔레콤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한편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도 지난해초 1백억원 수준에서 3조원 수준으로 급성장의 한축을 형성했다.
지난해 하반기 연일 폭등하던 코스닥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기호 경제수석이 직접 코스닥 진정책을 들고 나와 관심을 끌기도 했다. 구랍 20일 발표된 진정책은 그 이전부터 여러 메시지를 던지며 분위기를 잡았지만, 시장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연일 폭등세를 이어가자 급기야 李 수석이 직접 나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
이날 진정책으로 일단 3일간 코스닥 시장은 폭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당시 주도주를 형성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새롬기술이 금융당국의 ‘작전’ 의혹 발언과 맞물려 상한가 행진을 접었으며, 이에 따라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치며 청와대 국민회의 등 집권세력의 홈페이지을 항의 방문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한편 사이버거래 시스템의 보급도 지난해 코스닥시장 폭발의 한 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5대 증권사의 주식 사이버거래 규모가 50%를 넘어섰으며, 결국 ‘사람대신 전산시스템이 주식영업을 하는 시대’를 실감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물론 사이버거래의 급증이 코스닥 거래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사이버를 통해 이뤄졌고, 이들의 관심이 기관 및 외국인들의 관심을 유발했다는 점에서 이런 새 거래패턴은 코스닥의 발전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주식거래만을 전용으로 하는 PC방이 생기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또 이같은 인터넷·PC를 활용한 주식거래가 자리를 잡으면서 각종 정보유통의 속도도 빨라져 전통적인 기관들의 ‘정보회의’마저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까지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김병수 기자 bsk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