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등은 거래가 전무한 가운데 공사채도 10% 이상의 두자릿수 금리에서 네고되고 있지만 채권기금의 발빠른 시장개입으로 지표금리는 가까스로 한자릿 수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금리 왜곡과 관련,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주 수요일의 도로공사채 입찰을 지적하고 있다. 2천억원 입찰에서 입찰일 오전 도로공사채 금리는 10%이상에서 네고되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채가 아닌 공사채가 두자릿 수 금리로 낙찰되는 것을 그냥 볼 수 없었던 채권기금이 2천억원 전액을 9.94%에 매입해 갔다.
수급에 따른 시장 논리가 무시된 것. 회사채와 국고채 같은 지표금리 관리 탓에 평균 30~40bp 가량 낮아야 하는 공사채 금리가 회사채보다 웃도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 채권기금이 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겠냐”며 “하루빨리 해체해 금리가 다소 오르더라도 정상 상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채권기금은 아직은 채권시장이 ‘위기상황’임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투신사에 환매를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 있으므로 언제든지 채권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에도 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소화해 금리 속등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초 금리전망에 대해서도 채권기금은 은행 등 채권시장 참가자들과는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초 장기금리의 한자릿 수 정착이 무난하다는 것.
이와 관련 채권기금의 한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도 이같은 전망을 내놓고 있고 은행 등 마켓메이커 들도 같은 전망을 하고 있으나 BIS비율 관리와 Y2K 문제로 최근 채권을 매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오를 수 밖에 없는 금리를 채권기금이 억지로 묶어놓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채권기금 해체와 관련, 기금측 관계자들은 투신사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 회복 여부에 따라 빠르면 내년 2월초 해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두달여 동안의 시장 움직임에 청신호가 보일 경우 해체 이후에도 금리 속등의 불안 양상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 이제 9조원 가량 남은 자금으로 채권기금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박태준 기자 jun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