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협회는 이번 인사를 놓고 노조측과 갈등을 빚어 일말의 아쉬움을 남겼다.
고국장이 전무이사로 영입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14일 노조는 대자보를 통해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측은 “업계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던 박종익 회장이 취임하자 마자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며 “보험업계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 영입은 오히려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노조는 14일 오후 노조원들과의 모임에서 이번 인사 조치가 취소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키로 하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튿날 분위기는 반전됐다. 박종익 회장은 노조 대표와 만나 이번 인사에 대해 공식사과했고 노조측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박회장은 이날 노조 대표에게 향후 인사문제를 포함한 제반 사안에 대해 노조측과 충분한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사와 관련한 그동안의 과정을 전직원들에게 여과 없이 공표하겠다고 약속했고 노조도 박회장을 믿고 추후 신임 전무이사의 역할을 지켜보겠다고 답변해 인사와 관련된 소동은 일단락됐다.
박회장은 노조를 ‘직원을 대표하는 기구’로 인정함으로써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첫 시험대였던 노조와의 관계를 과거 운동권 출신답게 정면돌파 해버리는 관록을 과시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조수웅 전무의 퇴진에 대해 이미 예견됐다는 분위기다. 손보협회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조전무가 그동안 실질적인 인사(人事)권을 쥐고 있었으나 개혁성향의 박종익 회장이 취임하면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분석이다.
TK 출신인 조전무가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지고 있었던 관계로 그동안 같은 지역 출신들이 노른 자위를 차지했고, 이외의 직원들은 불만이 쌓여왔던 것으로 알려진 때문이다.
이번에 고국장의 영입에 대해서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노조에서 내남정 부장의 이사승진에는 박수를 보낸 것도 다 이런 맥락이라는 것.
이와 관련 업계의 “어쨌든 보험업계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를 전무이사로 영입하는 문제는 좀더 신중하게 고려했어야 했다”는 지적에 대해 손보협회는 “타 업계와 달리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이라는 민감한 사안이 항상 존재하고 있어 로비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외부 인사 영입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소동을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은 고동수 전무이사 내정자의 부담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손보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보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구인 손보협회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