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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대기업도 벤처투자조합에 참여

성화용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2-16 09:55

조흥銀이어 하나銀도 1~2백억 펀드 검토

종합금융회사, 보험, 은행등 금융기관과 대형 정보통신회사가 투자조합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벤처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금융기관들 가운데 주목할만한 움직임은 지난달 신한생명이 와이즈내일등 3개 창투사와 각각 2인조합 형태의 투자조합을 만든 사례가 있으며, 뒤이어 조흥은행이 한국기술투자(KTIC)와 투자조합 결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직 시장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나은행도 역시 2인조합을 만드는 방안을 산은캐피탈과 타진해왔다.

하나은행은 1백억~2백억원 규모의 펀드를 구상하고 있는데, 사업부 체제에 변화가 온 탓에 실무작업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산은캐피탈과의 조합결성이 유력하긴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당초 연내 투자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일을 서둘렀지만 조직개편으로 인해 내년초로 시기가 다소 늦춰질 것 같다”고 말했다.

창투 또는 신기술금융회사와 다른업종 금융기관이 투자조합을 결성한 사례로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7월 산은캐피탈과 산업은행의 60억원짜리 2인조합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산업은행도 직접투자를 하고 있지만, 조합을 통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다 자회사 관계인 산은캐피탈과의 업무 협조 차원에서 결성을 추진하게 된 것.

이 투자조합은 최근까지 12건을 투자해 이중 2건에서 투자익을 냈다. 놀랍게도 2건의 수익만 1백50억원. 코스닥시장 활황에 힘입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올해초의 KTB-나라종금 투자조합 역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은행처럼 보수적인 금융기관들까지 투자조합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은 벤처시장의 장미빛 전망 때문이지만, 직접투자를 피하고 ‘조합’을 경유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벤처캐피털을 업무집행조합원으로 끼워넣어 이들의 전문성에 기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은행 내부의 지루한 의사결정과정과 보수적인 시각으로는 벤처투자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집행조합원인 벤처캐피털이 조합에 참여하기 때문에 이들의 투자분이 사실상 투자리스크를 줄이는 ‘후순위채’로 기능한다는 점도 유리하다.

이밖에 투자수익에 대해 법인세를 면제받는 세제혜택도 유인 요소로 들 수 있다. 은행은 벤처조합에 참여해 조합의 운영을 직간접으로 후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중소기업거래기반이 넓어 투자대상 발굴에 유리하며, 치밀한 심사능력도 도움이 된다. 또 투자대상기업에 운전자금을 지원해주는 등의 역할도 맡을 수 있다.

금융기관들 가운데 자산운용상의 제약이 가장 큰 보험회사의 경우 투자조합 참여를 통해 사실상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2인조합을 결성한 후 표면적으로는 업무집행조합원에 일을 맡기되, 실제로는 보험회사가 투자업무를 주도할 수 있다.

금융기관들뿐 아니라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이 투자조합에 참여한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달말 일신창투와 조합을 결성한 데이콤 계열의 데이콤인터내셔널은 출자뿐 아니라 투자대상업체의 심사에서 보육까지 주요업무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데이콤은 이 조합을 벤처시장에 거대한 ‘우산’을 만드는 초석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데이콤과 같은 정보통신 전문기업이 조합형태로 벤처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투자 리스크를 현저히 줄이는 장점이 있다. 투자대상으로 선정한 업체의 경영에 문제가 생기면, 조합의 파워로 해당기업의 경영을 돕거나 최악의 경우 M&A를 주선하는 등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은행등 금융기관과 정보통신업종의 대기업들이 벤처조합에 참여하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들의 조합결성은 벤처기업 육성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자칫 업무집행조합원인 벤처캐피털이 제 기능을 못해 편법운용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꾸준한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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