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서는 삼성SDS가 평화은행 아웃소싱 업체로 유력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SDS가 결코 유리한 것도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 무엇보다 금감원이 정보시스템부서의 종속성과 독점의 폐해를 고려해 “재벌계열사들에게는 은행의 정보시스템을 맡길 수 없다”는 의사를 이미 지난달 초 은행권에 전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평화은행 자체가 지난해 ‘우여곡절’끝에 퇴출의 칼날을 벗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로선 정부의 눈치를 보지않을 수 없는 처지.
사실상 평화은행도 이부문을 가장 신경쓰고 있다. 그렇다면 평화은행은 어떤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평화은행은 아웃소싱 업체를 고르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평화은행은 삼성SDS에 맡기는 것으로 예상된 수순으로 밟고 있다. 하지만 IBM과 HP도 만만치 않은 도전을 내밀고 있다. 가장 아웃소싱에 왕성한 활동한 벌이고 있는 HP는 가능성이 있는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로 요약된다. 무엇보다 국민은행의 경우처럼 평화은행 자체가 전산센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 HP가 자산인수에 우선 큰 부담이 없는 상태다.
다음은 IBM. IBM도 HP만큼 드러내놓고 아웃소싱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상당한 욕심을 내고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실제로 감독당국이 재벌계열사들에게 아웃소싱 업무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가장 반긴것도 IBM이다. IBM은 평화은행뿐만 아니라 지금이라도 삼성SDS로 굳어지고 있는 산업은행의 아웃소싱 물줄기로 되돌려 놓고 싶은 심정.
결국 현재 은행권의 아웃소싱 업체란 국내에서는 삼성SDS, 현대정보기술, LG-EDS등 대기업계열 뿐이고, 외국계 업체로는 IBM, HP정도로 요약된다. 그러나 금감원이 재별종속화를 우려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만큼 외국계 IT업체의 공략가능성을 더욱 커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로 금감원의 방침이 그렇다 하더라도 평화은행 스스로가 IBM이나 HP에게 아웃소싱을 의뢰할 지 여부는 극히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우선 정서적으로 국내업체보다 오히려 외국계 업체에게 종속되는 것을 사실상 더욱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화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만약 국내 업체들에 대한 승인을 해주지 않는다면 아웃소싱논의가 다시 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웃소싱을 안하면 안했지 굳이 위험을 무릅쓰면서 외국계 업체들에게 맡기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한편 금감원이 아웃소싱을 승인했을 경우 고객정보 유출을 감시감독한다는 명분하에 금감원이 강력하게 이해 당사자들에게 개입하게 된다는 점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비록 평화은행이 내부적으로 토털아웃소싱 방침을 확정했지만 실제로 이를 현실화시키기에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박기록 기자 roc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