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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1999-10-11 09:14

은행에 실익없고 사후 정보인식기기 비용 엄청나

금융결제원이 추진중인 수납장표정보화 프로젝트에 대한 은행권의 냉랭한 반응이 좀처럼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은행의 분담금을 받아 운영하는 금융결제원이 ‘은행들이 원치 않는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이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로·어음수표등의 수납장표를 실물로 송부하는 대신 장표 내용을 데이터로 주고받도록 해 물류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 취지만 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은행들은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보화가 돼도 은행에 별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로업무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이다. 가장 좋은 것은 자동이체다. 요즘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로업무는 취급해봐야 실비도 나오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의미가 있다면 지로 용지를 표준화하는 정도라는 지적이다. 상당수 은행들이 정보화 프로젝트가 추진되더라도 ‘위탁’을 하면서 관망하려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음 수표의 경우 더욱 마땅치 않다. 은행들은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자기앞 수표제도와 어음거래 관행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온 문제다. 일례로 정부가 5만원 또는 10만원짜리 고액권만 발행하기로 하면, 자기앞수표의 물류비용은 대폭 감소할 수 있다. 어음제도 역시 마찬가지. 이미 정부 일각에서도 IMF체제하에서 무수히 속출한 기업의 연쇄부도가 상당부분 어음제도 때문이라는 인식하에, 제도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수표 및 어음교환과 관련된 정보화 작업보다는 제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보화’이후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예를들어 정보화가 된 후 발행점에 어음 수표 실물이 가지 않는다면, 그 진위여부를 어디서 감별해야하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결국 수납점에서 체크할 일이 되는데, 이에대한 책임소재가 불명확하다. 금융결제원측은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일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은행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것은 ‘실익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프로젝트 자체에는 돈이 들지 않지만, 실제 운용하려면 대형은행의 경우 수백억이 추가로 들어갈 수도 있다. 전국 점포망에 스캐너와 OCR기가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형 SI업체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기를 쓰고 매달리는 것도 이러한 사후적인 기기수요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IMF체제’를 이유로 이 프로젝트를 보류시킨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은 명분일 뿐, 은행들은 프로젝트 추진을 지금도 원치 않고 있다. 도움이 된다면 수백억이 들더라도 추진한다. 금융정보화추진위원회의 결정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제도개선부터 했으면 하는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금융결제원에도 이같은 뜻은 여러 차례 전달됐을 것이다. 상위 기구인 ‘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시키면 시키는대로’식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업계의 이해가 예민하게 맞물려 있는 일이어서 앞으로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화용 기자 yong@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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