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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금융위원장 “보완 필요 과제 점검”…금융지주 지배구조 ‘형식→실질’ 시험대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9 06:00

30개 모범관행 갖췄지만 ‘작동 여부’ 숙제…금감원 8대 은행지주 특별점검
이찬진, 연말 은행장 등 70여개 CEO 인사 앞두고 “계파 아닌 능력” 주문
실질적 독립성·적극적 스튜어드십 거론…외국인 주주 참여 확대도 과제

28일 오전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원회

28일 오전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개막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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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억원닫기이억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한국 자본시장의 성과를 세계 투자자들과 공유하는 동시에 “보완이 필요한 과제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내건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와 은행의 지배구조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최고경영자(CEO) 승계와 사외이사 평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제도적 틀은 상당 부분 갖춰졌지만 실제 경영 과정에서 이사회가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견제할 수 있느냐는 과제가 남아서다.

28일 시작을 알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날 기업지배구조 세션에서 한국ESG기준원(KCGS)은 국내 기업의 다음 과제로 ‘형식적 독립성에서 실질적 독립성으로의 전환’을 제시했고, 네덜란드계 연기금 운용사 APG는 기업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의결권 행사 등을 포괄하는 적극적인 스튜어드십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2023년부터 은행지주·은행을 대상으로 30개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도입했지만 올해 특별점검에서도 CEO 승계와 사외이사 독립성 등의 실질적인 작동 여부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앞서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도 연말 은행장을 비롯한 70여개 금융지주 자회사 CEO 인사를 앞두고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가 아닌 능력에 기반한 투명한 선임 절차를 거듭 주문했다.

30개 모범관행 만들었지만…금융지주 ‘작동 여부’가 문제

28일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행사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세션에서 김진성 한국ESG기준원 ESG평가본부 본부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28일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행사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세션에서 김진성 한국ESG기준원 ESG평가본부 본부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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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금융지주에서는 이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상당수 마련돼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3년 말 △사외이사 지원조직·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과 독립성 △이사회·사외이사 평가체계 등 4개 분야에서 총 30개 핵심원칙을 담은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했다.

CEO 승계 절차를 현직 CEO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에 시작하고 승계계획을 사전에 문서화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주요 타임라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주요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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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규정을 갖춘 것과 실제로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금감원은 올해 1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iM·BNK·JB 등 8대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에 나서면서 내규나 위원회 설치 여부보다 ‘지배구조가 건전하게 작동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밝혔다. 모범관행을 형식적으로 이행하거나 운영 과정에서 취지를 우회하는 사례가 있다는 의도다.

특별점검 이후 금융당국이 공개한 사례에서도 이런 문제가 드러났다. 외형적인 지배구조 제도가 개선됐음에도 CEO 승계나 이사회·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견제 장치가 충분히 기능하지 못한 사례들이 확인됐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사외이사 평가가 객관적인 외부평가 없이 설문 방식에 그치거나, 후보군 선정 과정에서 제도의 취지가 충분히 구현되지 못한 사례 등이 제시됐다.

이날 KCGS가 강조한 ‘실질적 독립성’도 같은 문제를 겨냥했다.

김진성 한국ESG기준원 ESG평가본부 본부장은 ‘한국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과 성과’ 발표를 통해 “대형 상장사의 약 40%만 독립적인 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으며, 주요 금융회사 가운데 약 60%가 이사를 대상으로 정기 교육을 운영하지만 독립적인 이사 지원조직을 갖춘 곳은 약 3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사외이사 숫자를 늘리는 것을 넘어 후보 발굴·검증 과정에서 경영진의 영향력을 줄이고,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거치지 않고 독립적인 정보와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계파 아닌 능력으로”…연말 은행장 인사가 첫 시험대

금융지주 지배구조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정부와 감독당국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져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금융회사에 소수 인사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이너서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특히 금융지주의 경우 회장과 가까운 인사를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될 가능성을 지배구조상 문제로 언급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후 올해 1월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이사회 독립성, CEO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성과보수체계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금융위는 당초 3월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논의가 길어졌고, 9월 중순까지도 구체적인 발표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대신 감독당국은 올해 하반기 시작되는 실제 CEO 인선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8대 은행지주 회장들과 만나 올해 하반기 은행장 등을 포함해 70여개 자회사 CEO의 선임 절차가 진행된다며 “특정 계파나 친소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능력에 기반한 적임자를 선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지주 회장뿐 아니라 은행장 선임으로 지배구조 논의가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지주가 은행장 후보군을 사실상 결정하고 은행 임추위가 이를 추인하는 구조라면 은행 이사회의 독립성이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 은행장과 자회사 CEO 인사는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지배구조 개선 원칙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사회만 바꿔선 부족…외부 감시축 ‘스튜어드십’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주요 과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주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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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는 이사회 내부만 고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제조기업과 달리 금융지주는 지배적인 오너가 없는 분산소유 구조가 일반적이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높은 수준이다. 리딩금융인 KB금융의 경우 지난 22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78.89%에 달했다.

경영진을 내부에서 견제하는 장치가 사외이사라면, 외부에서는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 해외 연기금·운용사 등 기관투자가가 주주로서 감시 기능을 수행할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이날 패널토론에서도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중복상장이나 스튜어드십 코드처럼 투자자의 이해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도는 해외 투자자도 제도 변화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의견을 낼 수 있어야 하며, 의결권 행사뿐 아니라 시장 제도 개선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시장 인프라 개선도 과제로 꼽혔다. 대만의 경우 주주총회가 특정 날짜에 몰려 기관투자가가 여러 기업의 안건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하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2022년부터 상장기업 등의 정기주총 개최를 하루 최대 80개사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전자투표 확대뿐 아니라 주총 일정 분산, 충분한 영문공시, 해외투자자의 정책 의견 개진 통로 등까지 함께 마련돼야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이 주총 당일의 찬반투표를 넘어 상시적인 경영 감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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