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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패싱’ 소각장 갈등에 “200억 줄테니, 옮겨라”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6-09 05:00

서울시, 용산·종로·서대문·중구 ‘공동이용 변경 협약’
마포구 “우리 구 시설인데, 마포구는 빠진 협약 무효”

▲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관계자들이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쓰레기 소각장 신설 철회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제공 = 마포구

▲ 박강수 마포구청장과 관계자들이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쓰레기 소각장 신설 철회를 촉구하는 모습. 사진제공 = 마포구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마포구 없이 소각장 이용 변경 협약을 한 서울시 및 지자체는 반성해야 합니다.”

서울시와 마포구가 마포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과 관련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마포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 기한을 20년에서 시설 폐쇄 시까지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최근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정상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소각장은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시 관할 시설이다. 1997년부터 마포구를 포함한 중구, 종로구, 용산구, 서대문구 등 5곳이 함께 이용해왔다.

문제는 마포구와 신규 소각장 설치에 이어 기존 시설의 협약 갱신 과정에서도 입장차를 보여 왔다는 점이다. 해당시설은 2005년 체결된 20년 기한의 기존 협약의 만료를 지난 5월31일 앞두고 있었으나, 시는 중구·종로구·용산구·서대문구 등 4개 자치구와 함께 마포자원회수시설 공동 이용에 관한 변경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공동 이용 기간을 '시설 폐쇄 시'까지 바꾸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마포구는 서울시와 타 지자체가 소각장 당사자인 마포구 동의 없이 협약이 강행한 점을 꼬집으며, 일방적인 변경을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마포구는 “서울시와 4개 자치구가 마포구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마포구민의 희생을 철저히 외면한 처사이며 협치의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0여 년간 마포구 주민들은 750톤 용량의 자원회수시설로 인한 건강, 환경, 재산 피해를 감내하며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주민들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한 채 일방적인 행정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마치 집주인을 배제한 채 세입자들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부당한 상황”이라며 “그간 마포구가 소각시설로 고통받고 있는 만큼 서울시와 다른 자치구 역시 함께 고통 분담을 나누며 쓰레기 감량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법적 투쟁은 물론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과 강력히 연대해 서울시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서울시는 시는 이들 5개 자치구와 공동이용에 대한 협의를 성실하고 적법하게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협의 절차 과정에서 마포구청에 공문으로 5회 협의를 요청하고 마포구청을 직접 방문하는 등 절차를 성실히 이행·완료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는 시설 운영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서울시 측은 “마포구와 수차례 실무 협의를 했으며, 협약 체결을 위한 회의 참석 요청도 했으나 마포구가 회의에 불참했다”며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서울시가 설치한 광역폐기물처리시설로,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으며 현재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며 “마포구는 소재지일 뿐 시설의 소유와 운영 결정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관계자는 “공동이용 연장 협약은 합의가 아닌 협의 사항”이라며 “마포구가 협조하지 않고 실력으로 공동이용 자치구의 반입을 저지하는 경우, 시설을 공동이용 해 왔던 4개 자치구는 갑작스레 연간 약 189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 소각장 사용이 중단될 경우, 나머지 4개 자치구는 연간 약 189억원의 경제적 비용을 부담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공공소각 비용은 연간 174억원이 소요되는 반면, 민간소각 비용은 연간 363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4개 자치구는 마포 시설을 이용하면서 42억~67억원을 마포구에 일시금으로, 매년 시설 반입 수수료의 20%를 발전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동기한 연장에 찬성한 타 지자체 관계자는 “사실상 우리 구민들을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당장 뚜렷한 대안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소각장이 중지가 되면 큰 혼란이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운영권 자체가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포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적어 보인다”며 “협약이 이미 진행된 만큼, 구민들이 만족할 만한 대가를 받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광역자치단체·4개 자치구와 한 자치구가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자칫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포구 측은 광역회수시설 이용의 대가로 마포구에 200억원의 발전기금을 제공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200억원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그 돈을 되돌려줄 테니 소각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라”라고 지적했다.

마포구는 변경 협약이 무효가 되지 않으면 법적 분쟁으로 가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서울시가 일방 추진한 신규 소각장 계획이 이미 행정소송에서 절차적 하자로 패소한 전례가 있다"며 "서울시에 법적 대응은 물론 주민들과 강경하게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와 마포구는 상암동에 1000톤 규모의 신규 소각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두고서도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마포구민 1850명은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며 서울시를 상대로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월 1심 선고에서 마포구민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마포구는 6월9일 서울시와 4개 지자체의 불통 협약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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