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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이용배, 위기의 철마 살려낸 ‘정통 현대맨’

홍윤기 기자

기사입력 : 2024-07-01 00:27

증권사 이끌다 수천억 적자 회사 맡아
저가수주 근절·글로벌 시장 공략 적중

현대로템 이용배, 위기의 철마 살려낸 ‘정통 현대맨’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현대로템 이용배 사장은 지난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폴란드 K2전차 수출 등 화려한 방산 실적에 가려져 있지만 적자 투성이였던 철도차량 부문(현 레일솔루션 부문)을 회생시킨 업적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로템은 1976년 현대중공업 철도차량사업부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1985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합병됐다가 외환위기 과정에서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철도부문이 통합돼 한국철도차량(주)으로 출범했다. 이후 현대모비스가 대우 지분을 사들이면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2006년 현재의 현대로템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회사 근간을 이루는 철도차량사업은 복잡한 역사만큼이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출혈경쟁’이었다.

1차 기술사업역량 평가를 거친 후 2차 최저가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현대로템 철도차량부문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470억원, 259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의 경우 현대로템 전체 영업손실 2799억원 가운데 철도차량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최악이었다.

2020년 이용배 사장이 부임했다. 그는 직전까지 HMC투자증권(현 현대차증권) 대표를 맡았던 그룹 재무통 경영인이었다. 영락상고(현 영락의료과학고), 전주대 경영학과를 나와 현대정공 경리과에서 출발한 ‘정통 현대맨’이다. 현대자동차 경영기획담당, 경영관리실장, 기획조정3실장, 현대위아 기획·재경·구매·경영 담당을 거쳤다.

이용배 사장은 철도차량 전문 엔지니어는 아니었지만 시장을 보는 눈이 누구보다 날카로웠다. 그는 국내 철도차량시장 구조적 문제점을 고질적 저가 수주로 봤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용배 사장 취임 후 투명수주심의위원회를 신설해 수주심의를 투명하게 진행했다”며 “우량 수주 확대를 위해 사업별 맞춤형 수주활동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지난 2021년 코레일이 발주한 인천·수원발 KTX 차량 입찰에 응찰하지 않았다. 수량이 적고 가격이 낮았기 때문이었다. 정치권에서 사업 차질을 유발한다며 현대로템을 강하게 질타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은 “고속차량 생산성이 어느 수준 이상을 유지하려면 최소 발주 물량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대신 현대로템은 해외 고수익 철도차량사업에 눈을 돌렸다. 해외시장에서는 우수한 납기 준수실적과 기술력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 공들인 성과가 속속 이어졌다.

지난 6월에만 3건 수주가 쏟아졌다. 계약 체결일 기준 △미국 LA메트로 전동차 납품 사업 2666억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트램 사업 3411억원 △우즈베키스탄 고속전철 공급·유지보수 사업 2752억원 등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교통국(LACMTA)이 발주한 6억6370만달러(약 8700억원) 규모 전동차 공급 사업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6월에는 1조2164억원 규모 ‘호주 QTMP(Queensland Train Manufacturing Program) 전동차 공급 사업’ 전동차 제작업체로도 선정됐다.

저가 수주 탈피와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입어 현대로템 레일솔루션부문 실적도 흑자로 돌아섰다.

레일솔루션부문은 2019년 영업손실 2595억원에서 이듬해 영업손실 116억원으로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

2021년에는 영업익 27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022년 207억원, 2023년 262억원을 기록하며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로템 레일솔루션 부문이 몇 해 전부터 저가 수주를 탈피하고 완전한 이익구조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이용배 사장은 지난해 ‘뉴 로템 4.0’ 비전을 선포하며 미래 사업역량도 강화할 뜻을 밝혔다. 레일솔루션연구소를 중심으로 각 생산본부와 함께 디지털 팩토리 구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CAD·CAE·CAM 등 디지털설계·생산도구를 활용한 3D모델링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해 설계오류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실제 공정 순서와 제작공정을 반영한 ‘디지털 사전 제작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립 및 생산의 정합성을 검증한 뒤 양산에 착수함으로써 생산공정의 최적화에도 나선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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