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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비이자이익 돌파 요원…금산분리 완화 언제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4-29 00:00 최종수정 : 2024-04-29 08:32

[기자수첩] 은행 비이자이익 돌파 요원…금산분리 완화 언제쯤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BTS와 같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022년 7월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취임과 함께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시키고 이같이 밝혔다. 당시 금융규제혁신회의의 첫 안건으로는 ‘금산분리’가 올랐다. 금융자본이 IT, 부동산,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비금융 자회사 허용범위를 확대해주는 게 골자였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않도록 분리하는 원칙을 말한다. 제조업 등 비금융 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회사가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산분리 규제가 도입된 건 고객 자산으로 운영되는 금융회사의 자본이 기업의 자금줄이 되면서 ‘사금고’로 전락하거나 금융회사가 산하 비금융 계열사에 자금을 몰아주는 폐단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회사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비금융업에 무분별하게 진출하면 산업생태계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도입 배경이다. 현행법상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4%(의결권 미행사 시 최대 10%)로 제한된다. 금융사는 비금융업 영위하는 회사 지분을 15% 넘게 보유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빅블러(Big blur) 시대 진입, 금융산업이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급격한 환경 변화를 맞으면서 금산분리 규제가 혁신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은행권은 금산분리 규제가 디지털 전환과 ‘빅테크’와의 경쟁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해왔다. 김주현 위원장도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진 빅블러 시대에 규제가 금융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취임 일성으로 금산분리를 내세웠다. 금융업을 주력으로 하는 금융회사가 비금융업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 정책은 지난해 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이자이익에 편중된 은행 수익 구조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금융위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금융지주의 비금융 자회사 소유, 금융사의 비금융업 진출 허용 등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지난해 8월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금융위 소관 부서는 세부 방안을 마련해 발표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금융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일부 업계의 반발이 나오면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발표 시기를 다시 조율하겠다고 했다. 이후 8개월여 지난 현재까지도 관련 움직임이 없는 건 은행권을 향한 정부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이라는 게 금융위 속사정이다. 금융사 내부통제 사고가 연달아 터진 데다 은행이 이자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남겨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금산분리 완화의 명분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은행권의 수익 다각화 필요성은 정부와 업계 모두 동의하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금융 사업에 진출해 비이자이익을 발굴하고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금융당국에서는 금산분리 완화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은행장들과 만나 “우리 은행들이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부수·겸영업무 규제 개선 등 금융제도 개혁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은행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융합 전략이 필요하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양한 수익원을 갖춘다면 소비자에게도 더 많은 편익이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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