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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홍 공학박사/연구위원] 해외건설 강국 위해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편집국

기사입력 : 2023-04-03 00:00

해외건설 4대 강국 위해 연간 500억달러 달성
민관합동 수주지원단 통해 공략 프로젝트 선정

손태홍 공학박사/연구위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손태홍 공학박사/연구위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우리는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자주 맞닥뜨린다. 해야 할 일은 의무감이나 책임감이 밑바탕에 깔린 것으로 부모나 직장인의 역할 등과 같이 매일 마주치는 일이다.

반면에, 할 수 있는 일은 본인의 능력이나 가능성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일로 취미, 운동, 학습 등이 예다.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성격이 다른 이 둘을 어떻게 조화롭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크게 달라진다. 그런데, 과연 인생만 그럴까?

국내 기업이 처음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한 건 1965년으로 누적 수주는 9,347억 달러로 1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186억 달러 규모의 UAE 원전 사업, 리비아 대수로 건설사업 등 세계 곳곳에서 수행한 사업을 보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놀라운 성과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개선해야 할 문제가 많다.

첫 번째는 지역별 편중이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의 수주 중 중동 비중은 53.8%, 아시아는 29.7%로 두 지역의 비중이 83.5%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지역의 비중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수주에서도 80.4%로 여전히 높다. 반면에, 미국 등을 포함하는 선진국과 중남미 및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의 비중은 낮은 상황이다.

두 번째는 공종별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수주에서 산업설비 비중은 55.2%로 지난 2004년부터 2015년까지의 수주에서의 비중(67.5%)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세 번째는 전체 수주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실적 중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액은 52.8억 달러로 3.8%에 그치고 있다. 끝으로, 해외수주의 약 90%를 국내 대형 종합건설기업이 책임지고 있으며, 중소 및 중견기업의 진출 성과는 여전히 미약하다.

위와 같은 수주 구조 특성은 국내 기업이 지속가능한 수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거둘 수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2016년부터 급감한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보면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20년부터 3년간 해외건설 수주는 연평균 322억 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연평균 수주액(653억 달러)의 절반에 그첬다. 혹자는 왜 이렇게 낮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평균 실적이 279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나아진 수치다. 300억 달러 수준으로 내려온 수주에 대해서 그 원인을 찾자면 많다. 급락한 국제유가와 주력 시장에서의 발주 감소, 국내 부동산 시장의 활황, 보수적 시장 접근, 코로나 19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는 원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현황 진단이 되었으니 이제는 어떻게 하면 수주 부진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즉,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길 때다.

정부는 해외건설촉진법에 근거에 5년마다 기업의 해외건설 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해외건설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하고 있다.

금번에 수립된 제4차 기본계획은 글로벌 건설 리더 도약을 위해 동반협력 해외진출 활성화, 투자개발사업 성과 확대, 고부가산업 해외진출 지원, 해외건설 기반역량 강화를 4대 추진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정부는 연간 수주 500억 달러 달성 등을 통해 해외건설 4대 강국을 실현이라는 목표를 발표하고 다양한 지원방안과 정책을 계획 및 추진 중이다. 먼저,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다 함께 참여하는 민관합동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을 통해 집중 공략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단계별 수주계획을 수립·추진할 예정이다.

유망지역별 발주 전망과 수주 특성 등을 종합해 지역별 전략을 수립하고,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의 자본금 한도 상향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 진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발주·입찰 정보제공, 금융·법률 컨설팅, 국토교통 ODA 사업 확대 등과 같은 기업 밀착형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거나 예정인 다양한 지원방안은 ‘해야 할 일’이다. 해야 할 일은 미뤄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국내 건설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시장에서 유효한 지속가능한 수주 경쟁력은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적 지원만으로 부족하다.

일부 시장과 상품에만 의존해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도 없고 강화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 시장 다변화와 상품 다각화를 위한 사업 기획 및 수행 역량 강화는 기업의 투자를 근간으로 한다.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경쟁력을 고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하고, 진출하려는 기업은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협 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 즉, ‘할 수 있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해외건설 4대 강국은 정부의 해야 할 일과 기업의 할 수 있는 일이 궤를 같이할 때 달성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4대 강국을 넘어 그 이후의 목표를 바라볼 수 있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해외건설을 기대해보자.

[손태홍 공학박사/연구위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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