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저축은행이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조선·자동차 산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저축은행들도 함께 휘청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0%지만 지역 저축은행은 이를 훨씬 웃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 합계액(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이 전체 여신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다는 건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 비율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그러나 부산·경남지역을 영업 기반으로 둔 저축은행 중 S&T저축은행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6.98%로 전년(1.1%)에 비해 5.88%포인트 급증했다. DH저축은행은 7.26%로 전년보다 2.66%포인트 증가했고, 우리저축은행도 9.48%로 전년보다 4.33%포인트 늘었다.
취약 차주의 부실화가 진행되면서 연체율도 증가 추세다. 전국 평균 저축은행 연체율(4.3%)을 훨씬 웃도는 곳은 대원저축은행(51.4%)과 우리저축은행(10%) 등이었다. 대구·경북·강원지역의 머스트삼일저축은행(5.5%)도 전국 평균 연체율을 웃돌았다. 수익성도 급락하고 있다. 2017년 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대구 대백저축은행은 지난해 적자를 봤다. 순손실만 1억7500만원이었는데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전년보다 57%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으로 지역 경제 한파가 불어닥친 호남지역의 저축은행도 자산건전성이 나빠졌다. 스마트저축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9.77%로 전년보다 2.85%포인트 증가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0.73%로 같은 기간 3.6%포인트 증가했다. 대한저축은행의 연체율은 4.84%로 업계 평균을 소폭 상회하지만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6.46%로 전년(6.12%)보다 0.34%포인트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들이 최근 건전성 등이 나빠지는 것은 지방 경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여신 수요가 주로 지역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인데 지역 주력 산업 환경이 좋지 않아 회수가 힘들고 대출이 나갈 만한 업체를 찾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