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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파이브, ‘설계 플랫폼’ 통한 사업 모델 고도화...제피러스랩 “확장성 주목”

이창선 기자

lcs2004@fntimes.com

기사입력 : 2025-12-23 18:29

세미파이브, ‘설계 플랫폼’ 통한 사업 모델 고도화...제피러스랩 “확장성 주목”
국내 시스템반도체 디자인 솔루션 기업 세미파이브(SemiFive)가 단순 ASIC(주문형 반도체) 설계 용역을 넘어, 설계 자산을 플랫폼화한 사업 모델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 확대와 함께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조적 전환기를 맞는 가운데, 기술 집약형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세미파이브의 성장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위축된 국내 벤처 투자 환경 속 ‘기술 자산형 기업’의 기회

최근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금리 고점 장기화와 글로벌 유동성 축소, 회수 시장(IPO·M&A) 둔화가 겹치며 전반적인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대규모 자본과 장기간의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성과 가시화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가 보수적으로 작용해 왔다.

다만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단순 인력 중심의 용역 기업이 아닌, 기술과 IP를 축적하는 구조를 갖춘 기업은 오히려 중장기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미파이브는 설계 역량을 ‘재사용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함으로써, 국내 벤처생태계가 직면한 자본 효율성 문제에 하나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설계 IP 플랫폼화로 ‘스케일업 한계’ 극복

세미파이브의 핵심 경쟁력은 반복 활용 가능한 공통 IP와 검증된 레퍼런스 디자인을 체계적으로 자산화해 ‘설계 플랫폼’ 형태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존 ASIC 설계 용역이 프로젝트 단위 인력 투입에 의존해 매출 성장에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면, 세미파이브는 플랫폼 기반 접근을 통해 개발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맞춤형 SoC(System on Chip)를 보다 짧은 기간 내에, 예측 가능한 비용 구조로 개발할 수 있으며, 세미파이브 역시 프로젝트 경험이 축적될수록 플랫폼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게 된다. 이는 AI, HPC(고성능 컴퓨팅), 자율주행 및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등 설계 난도가 높고 출시 시점이 중요한 시장에서 특히 유효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제약 속 ‘파운드리 연계 전략’ 차별화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중심 산업 구조, 대형 팹리스의 부재, 파운드리 선택지의 제한 등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특정 파운드리에 종속되지 않는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삼성파운드리 및 글로벌파운드리와의 협력을 통해 7나노 이하 첨단 공정부터 성숙 공정까지 폭넓은 설계 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며, 자회사 아날로그 비트(Analog Bits)를 통해 TSMC 생태계와의 연결 고리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TSMC의 최신 공정과 IP 활용 노하우를 간접적으로 흡수하며, 향후 3나노 공정, 칩렛(Chiplet) 기반 설계 등 차세대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반복 수주 구조로 안정적 성장 기반 구축

수익 모델 측면에서도 세미파이브는 일회성 설계 용역을 넘어, 대형 고객사와의 장기 파트너십에 기반한 반복 수주(Recurring Order)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고객사는 내부 반도체 설계 조직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도 고난도 ASIC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협업 관계가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현재 세미파이브는 AI 가속기, 데이터센터용 ASIC 등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고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영역에 역량을 집중하며,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의 질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제피러스랩 “플랫폼화는 국내 시스템반도체의 현실적 대안”

액셀러레이터 및 투자 전문 기업 제피러스랩은 세미파이브의 경쟁력을 ‘비즈니스 모델의 확장성’에서 찾고 있다.

제피러스랩 관계자는 “세미파이브는 노동 집약적인 설계 용역 모델을 기술 집약적인 플랫폼 모델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자체 IP와 아키텍처를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구조는 향후 기업 가치 평가와 수익성 측면에서 일반적인 팹리스 기업과 차별화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구조적 제약이 많지만,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개발 속도와 설계 신뢰성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세미파이브는 검증된 플랫폼과 파운드리 대응 역량, 대형 고객 중심의 반복 매출 구조를 동시에 갖추고 있어, 상장이후에도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중장기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창선 한국금융신문 기자 lcs20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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