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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금융세제 ‘환골’ 자산 부유국 ‘탈태’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1-21 00:00

소득에 세금 물리되 재분배 효과 자본이득세가 답
초고속 고령화 시대 부동산 대신할 자산축적 긴요

▲사진: 정희윤 부장

▲사진: 정희윤 부장

[한국금융신문 정희윤 기자] 누구나 그런 때가 있었다는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다는 말은 얼마나 합리적인가. 세상에 무언가가 생겨난 것은 필연이고 생겨난 것은 변모를 거쳐 언젠가 반드시 사멸하기 마련이다.

생명체와 달리 사람끼리 살다가 만들어낸 제도는 더 말해 무엇 할까. 득보다 실이 많다면 뜯어 고쳐 크게 짓거나 아예 허물면 될 일이다.

해외 여행객 3000만 시대라고 한다. 입국 절차에 시간이 많이 들고 심지어 돈까지 내는 나라가 있다. 화장실 쓰려면 돈을 내야 하는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들었다. 다행이다. 이젠 과거사라서.

◇ 증권거래세 쿨하게 허물고

기해년엔 부디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바랄 것 가운데 한 가지로 증권거래세를 손꼽아야 한다고 감히 주장한다.

거래세를 폐지하면 안된다 또는 신중하게 생각해보라는 분들에게는 속된 표현을 써서 껄끄럽지만 ‘길목 막아놓고 ‘삥’ 뜯을 시대는 지났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주식 시세 차익을 남기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상황이니까 낡고 누추하지만 그대로 두자는 것보다는 더 크고 요즘 스타일에 맞게 설계해서 모두가 고개 끄덕이며 기꺼이 드나들 수 있는 큰 집을 짓는 편이 훨씬 낫지 않겠느냐는 말씀도 함께.

지금 찬성과 반대. 양쪽 논리를 하나하나 짚고 싶은 생각은 없다. 통 크게 혹은 대범하게 보려 애써본 사람이라면 양쪽 주장을 다 수용하고서 한 단계 올라선 수준으로 충분히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세 폐지 여부보다는 자본이득세로 전환하면 주식 시세차익을 포함해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을 물리자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

어떻게 지으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가장 바람직한 쓰임새가 될 것인지 집중하는 편이 훨씬 이롭다.

◇ 자본시장 더 넓고 더 두텁게

쓰임새를 좋게 한다는 면에서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세금을 내는 것보다는 자본이득세를 통해 많이 벌면 많이 내는 쪽으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에도 눈길을 던져 주시라고 요청드리고 싶다.

드라마 ‘SKY 캐슬’에서처럼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 사교육에 거액을 쓰고서도 소비생활 수준에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층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는가.

하지만 시민단체 분석을 비롯해 많은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통계로 규명한 사실이 널려 있다.

부유층에게 충분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

적은 규모의 주식거래를 하건 거액의 거래를 하건 같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니 공평한 것 아니냐는 ‘반문’을 던지시겠다면 그건 사양하고 싶다.

거래세 부담을 낮추거나 없앤다 해도 주식거래 확대 효과가 짧은 기간, 제한된 범위에 그칠 것이라는 믿음을 지니신 분들에겐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금융자산의 너비를 더 넓히고 두께는 더 두텁게 하기 위해 택해야 할 선택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 주목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우리나라만 특이하게 다른 점’을 소재로 인터넷 유머가 한창 설왕설래한 적이 있다. 사회 구성원 의식과 기질이 달라서 나타난 현상 가운데 재미있게 음미해 볼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부동산 자산 비중만큼은 심사숙고해야 할 영역이다.

◇ ‘빚이라도 집사라’ 망국론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득 수준이 올라간 나라의 거액 자산가들일수록 부동산 자산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금융자산 비중이 늘어난다’는 통설은 2010년대 ‘대한민국 부자들 세계’에서는 보기 좋게 깨졌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집값이 오르는 동안 우리나라 부자들 자산에서 부동산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집, 토지, 건물 보유 총량을 늘리지 않았지만 시세가 올라서 그런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보유 총량을 적극적으로 늘린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정부 경제 부총리가 대놓게 했던 말이 아직도 귀에 선하다. 빚을 내어서라도 집을 사시라면서 폈던 정책 가운데는 택지 추가공급을 유보한 것처럼 국민경제에 독성을 끼친 내용도 갖춰져 있었다.

집 값 올리기에 적합한 정책들의 집합체를 내놓은 결과 집 값과 상가 임대료는 치솟았지만 낙수효과는 역시나 없었다.

오히려 집 살 엄두를 못내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전월세 부담을 크게 안겨 내수 경제 동력을 갉아 먹었다.

국가미래연구원 최근 분석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소득증가율은 이명박 정부 때만 못하다고 한다. 물론 박근혜 정부 때보다는 높다.

소득이 정체되는 사이 부동산 값이 치솟으면서 전월세 부담이 늘어 소비여력이 줄었다면 결과는 명백한 것 아닌가. 자영업자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게다가 베이비부머 세대가 해마다 대규모로 직장을 떠나 은퇴하는 대열에 합류하면서 자영업 창업이 늘어났다면. 파이가 커지기는커녕 줄어들고 있는데 나눠 먹을 사람이 늘었다면 결과는 자명한 것 아닌가.

은퇴 대비, 노후 대비 돈과 자산 준비가 충분하냐는 질문에 충분하다고 답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정책 입안자, 국회의원들은 가슴에 새겨 보아야 한다.

◇ 금융위의 역할은 충분한가

국민의 공복인 정부 공무원들, 대다수 유권자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숱하게 약속했던 국회의원들에게 권하고 싶다.

초고속 고령화 대한민국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을 늘릴 수 있는 계층이 극소수인 현실이라면 지금 당장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시라고.

어차피 집과 건물 살 수 없는 대다수 국민들의 노후를 위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증권거래세 쯤은 쿨하게 없애고 부자들에게 큰 부담 되지 않는 선에서 대체할 수 있는 정책으로 가는게 어떠냐고 묻고 싶다.

그리고 정말로 금융위원회를 응원하고 싶다. 부동산 띄우기 정책 때문에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무력했던 조직, 노후 대비 금융자산을 두텁게 하려는 정책에 소홀했던 조직이라는 오명을 무릅쓰지 않으려거든, 자본시장 선진화, 자본시장 강국 도약 정책을 진심으로 입안한 것이 맞다면. 국민들의 금융자산 살찌우는 정책에 일관된 행동을 보여달라고.

할 일이 정말 많지만 증권거래세 하나 풀려고 힘쓰지 않아서 되겠느냐고 묻고 싶다.

물론 금융당국이 세제 개편을 포함해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는 것만으로 글로벌 금융자산 부유국으로 올라설 수는 없다.

금융투자사들은 고객수익률로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자, 국민들은 굳이 큰 돈이 아니어도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 포착을 위해 전문가 도움을 구하고 스스로 관심을 기울여야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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