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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고객을 잡아라”…보험사, 카카오 손잡기 러시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10-29 00:00

카카오페이 ‘간편 인증’부터 카톡 설계사까지
“젊은층 공략하라” 보험업계 이미지 개선 전쟁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보험업계를 둘러싼 카카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보수적인 것으로 유명한 금융업계 중에서도 장기 상품이 많아 더욱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보험업계가 최근 카카오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앞세워 젊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라이나생명과 카카오톡이 손잡고 선보인 ‘챗봇’ 상담 서비스를 시작으로, 상반기에는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 등 주요 대형 보험사들과의 제휴가 이뤄졌다.

이어 삼성생명, 한화생명, D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을 비롯한 경쟁 대형사들은 물론, 신한생명, AIA생명, 한화손해보험, 처브라이프생명 등 중소형사에서 GA에 이르기까지, 보험과 카카오의 만남은 거스를 수 없는 보험업계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 공인인증서 불편함 탈피·고객층 넓히기 일석이조…카카오페이 인증·챗봇 상담사 봇물

카카오의 SNS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4300만 명의 회원 수를 확보하고 있어 고객의 ‘데이터베이스’ 확보를 꾀하는 보험사에게 있어 매력적인 시장일 수밖에 없다.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한 체질개선 과정에서 보험업계는 만성적인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기를 탈피하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은 ‘영업력’의 회복인데, 카카오와의 협업이 보험사들에게 있어서는 천군만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많은 보험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보험사들의 새 먹거리는 ‘온라인 보험’ 시장을 비롯한 인슈테크(Insur-tech, 보험과 기술의 합성어) 혁명이다.

보험업계의 잠재적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1020 세대를 대상으로 ‘어렵고 복잡하다’는 보험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카카오와 보험업계의 만남은 현재까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간편 본인인증 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카카오톡 기반의 인공지능 챗봇 상담사로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카카오페이 인증 로그인은 기존에 공인인증서를 비롯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만 이용이 가능하던 서비스들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필수 도입 아이템이 됐다.

카카오톡 회원이기만 하면 누구나 간편인증을 이용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보험계약대출에 걸리는 시간이 5분 이내로 단축돼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당초 정부 기관이 아닌 사기업이라는 이유로 카카오페이 간편인증 도입을 망설이던 일부 보험사들도 대형사들을 따라 하나 둘씩 해당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공인전자문서 중계자 지위를 획득하며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 역시 이들의 결단에 힘을 실어줬다.

대표적으로 교보생명은 일찍이 보험업계 최초로 카카오페이와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모바일웹 보험계약대출에 ‘카카오페이 인증’을 도입했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할 때 별도의 앱이나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카카오톡으로 전달된 메시지를 통해 전자서명(비밀번호)을 입력하면 본인인증이 완료되는 식이다.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안정성을 입증하자, DB손보와 같은 대형사부터 AIA생명 등 중소형까지 해당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며, 카카오페이 인증은 보험업계의 ‘공인인증서’로 불릴 만큼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밖에도 DB손보와 KB손보는 카카오페이 인증을 활용한 ‘모바일 등기우편 서비스’를 도입했다.

우편물을 직접 수취하기 곤란하거나 콜센터와 전화가 어려운 고객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안내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현행 체제에서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우편물을 수취인에게 직접 전달해야 하는 등기 우편은 평균 반송률이 28%에 이르는 실정이었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내년 중 청구서를 등기우편 대신 카카오톡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청구 알림톡’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 청구서에서 보험료를 실시간으로 납부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챗봇 상담 서비스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초기만 해도 ‘자주묻는 Q&A’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실용성 측면에서 의심을 받았던 챗봇 서비스는 2세대 챗봇 개발과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인해 천천히 물음표를 지워가고 있다.

카카오톡 챗봇 서비스를 보험업계 최초로 도입했던 라이나생명보험은 이달 초 ‘카카오i 오픈빌더’를 연계해 한층 더 발전된 챗봇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i 오픈빌더 및 알림톡의 챗버블 기능들을 활용해 기존에 제공되던 서비스들을 고객들이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텍스트로 안내되던 서비스를 버튼타입 형식으로 이미지화해 편의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이번 카카오i 오픈빌더를 통한 챗봇은 기존의 방식에서 진일보한 기술”이라며 “향후 온전한 플랫폼으로써 챗봇이 많은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두고 챗봇과 카카오의 만남이 더욱 업그레이드되면 그 자체로 하나의 ‘보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챗봇의 가장 큰 장점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보험과 관련된 상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삼성생명, AIA생명, DB손해보험 등 수많은 보험사들이 관련 서비스 도입 및 고도화에 힘쓰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유일의 인터넷전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 또한 챗봇 상담 서비스를 개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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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 잡아라” 보험업계 신시장 발굴 골몰…모바일슈랑스가 답 될까

보험업계는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등 사회적인 현상까지 겹치며 전에 없던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 과열과 시장 포화까지 겹치며, 보험사 CEO들은 ‘신시장 발굴’이라는 공통적인 과제를 두고 연일 고심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카카오와의 적극적 제휴에 힘을 쏟는 것 역시 새 먹거리 찾기 활동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카카오페이를 통한 보험 연계 서비스의 흥행과는 달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이용한 모바일슈랑스 채널 진출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여기에는 카카오뱅크보다 앞서 모바일슈랑스 시장을 개척했던 케이뱅크가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2월 케이뱅크는 9개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모바일슈랑스 영업을 개시했다.

초반에는 여행자보험 등 구조가 간단한 상품 위주로 판매되던 것과는 달리, 어느 정도 연착륙을 마친 현재는 저축보험이나 연금보험 등 복잡한 구조의 상품도 속속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발길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2일 ABL생명과 함께 ‘e만큼든든한어린이보험’, ‘보너스주는e저축보험’, DGB생명과 함께 ‘희망파트너저축보험’ 등의 신상품을 속속 공개하며 상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내 모바일슈랑스 시장은 규제에 발목이 잡힌 것은 물론, 저축성보험 판매를 꺼리는 보험사들의 최근 기조상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 출시됐던 상품을 소폭 수정한 상품을 다루고 있어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비대면 채널로 판매되는 모바일슈랑스 채널의 특성상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 역시 케이뱅크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전화 상담원이나 앱 상담 등의 A/S 채널이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소비자 및 금융당국의 우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고 모바일슈랑스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들의 각 상품 판매 수는 판매개시 1주년이 다가오는 현 시점에도 수 십 건에서 수 백 건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카카오뱅크의 방카슈랑스 및 모바일슈랑스 시장 진출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뱅크에 비해 실적이나 인지도 면에서 이점을 지니는 카카오뱅크가 일종의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120억 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점차 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당분간은 흑자 전환을 위한 경영에 힘이 실릴 전망이지만, 보험업계는 실적 부분이 안정화되면 이들이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1만 원 이하의 ‘미니보험’들이 카카오뱅크 모바일슈랑스 채널을 통해 다뤄지면 카카오톡을 이용한 ‘보험 기프티콘 선물’ 등 다양한 연계 서비스들도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가입절차로 카카오톡을 주로 이용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확실한 어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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