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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해외 보험 대신 자산운용…미·일 투자망 구축 [보험사 글로벌 전략]

강혜린 기자

hazi99@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28 00:00

미국법인 2조원 채권 운용…3년 연속 흑자 이어가
일본 자문·런던 시장조사…대체투자·VC 검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해외 보험 대신 자산운용…미·일 투자망 구축 [보험사 글로벌 전략]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강혜린 기자]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 보험영업부터 재보험, 금융사 인수·지분투자까지 진출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주요 보험사의 해외사업 성과를 짚어보고,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전략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회장이 자산운용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일본 현지법인과 영국 런던 주재사무소를 통해 해외 투자 실행과 자문, 시장조사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현지 보험시장에 진출해 계약을 판매하기보다 해외 거점을 활용해 교보생명 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해외 거점이 보험료 수입을 창출하는 판매조직이 아니라 본사의 투자 의사결정과 자산운용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미국·일본 자산운용법인은 올해 상반기 각각 약 2억6600만원과 44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법인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약 3억1000만원으로 모두 흑자를 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해외 유가증권 투자 실행과 리스크 관리를 통해 교보생명 운용자산의 보유수익률을 높이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해외 자산운용법인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996년·일본 2016년 진출…채권 운용·투자자문 분담

교보생명은 1996년 10월 미국 뉴욕에 교보생명자산운용 미국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16년 8월 일본 도쿄에 일본법인을 세웠다. 미국법인은 오는 10월 설립 30년을 맞고 일본법인은 지난달 설립 10년을 넘겼다. 두 곳 모두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법인은 투자일임업, 일본법인은 투자자문업을 각각 담당한다. 2025년 말 기준 임직원은 미국법인 4명, 일본법인 3명이다. 조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해외 투자 실행과 정보 수집, 자문 등 서로 다른 기능을 나눠 맡고 있다.

투자일임은 위탁받은 자산에 대해 투자 판단과 매매를 수행하는 업무인 반면 투자자문은 투자 결정에 필요한 의견과 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다. 이에 따라 미국법인은 실제 채권 운용과 리스크 관리를 맡고, 일본법인은 현지 시장 접근성과 투자정보 제공에 중점을 둔다.

미국법인은 교보생명으로부터 위탁받은 해외 채권을 직접 운용한다. 2025년 말 기준 운용자산은 14억7000만달러로 한화 약 2조원이다. 미국·유럽 정부채와 투자등급 회사채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현지 금융시장 조사와 투자기회 모색, 자산운용 네트워크 구축도 담당한다.

운용자산 약 2조원은 미국법인의 자체 보유자산이 아니라 교보생명으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는 자산 규모다. 법인의 당기순이익과는 성격이 다른 지표다. 미국법인의 성과도 자체 손익뿐 아니라 본사 자산의 운용과 위험 관리에 기여하는 역할을 함께 봐야 한다.

미국 현지에서 금리와 신용위험 등 시장 변화를 살피고 투자 대상을 검토해 본사의 해외 유가증권 투자와 리스크 관리를 지원한다. 법인 자체의 이익 확대보다 교보생명 운용자산의 수익률 제고와 안정적인 운용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익도 모회사 자산의 위탁운용에서 주로 발생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5년 기준 미국 현지법인 수익의 약 80%는 모회사 교보생명의 채권자산 위탁운용에 따른 운용수수료에서 발생했고, 나머지 20%는 법인 자본금 운용을 통한 이자수익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미국법인의 수익 기반은 외부 고객 유치보다 교보생명의 위탁자산에 맞춰져 있다. 운용수수료가 운용자산 규모와 연동되는 만큼 미국·유럽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법인의 수익도 달라질 수 있다.

일본법인은 직접 자산을 맡아 운용하는 미국법인과 달리 현지 투자정보를 수집하고 자문을 제공한다. 일본 금융·보험시장을 조사하고 투자기회를 발굴해 본사의 해외 자산운용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두 법인은 최근 3년간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이어갔다. 미국법인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 약 4억9000만원 ▲2024년 약 7억1000만원 ▲2025년 약 6억9700만원이다. 일본법인은 같은 기간 ▲약 1억8800만원 ▲약 8900만원 ▲약 9000만원을 기록했다.

일본법인은 2024년 상반기 약 1억6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하반기 실적을 회복해 연간으로는 흑자를 유지했다. 법인별 이익 규모는 크지 않지만 현지 거점을 유지하면서 본사의 해외투자를 지원하는 구조다.

교보생명은 미국·일본 현지법인과 별도로 영국 런던에서 주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8월 설립된 런던 사무소는 유럽 금융시장과 대체자산시장을 조사하고 현지 투자기회를 모색한다. 유럽 자산운용사와 금융회사 등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런던 사무소는 투자자산을 직접 운용하지 않고 시장정보와 투자기회를 확보하는 조사 거점으로 운영된다. 교보생명은 현재 런던 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법인이 투자 실행, 일본법인이 자문, 런던 사무소가 유럽시장 조사를 각각 맡는 구조다.

채권 넘어 대체투자·VC 지원…운용사와 협업 검토

교보생명은 채권 위탁운용에 집중된 미국법인의 업무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체투자 딜 소싱과 벤처캐피털(VC) 투자 지원 기능을 더해 현지에서 새로운 투자 후보를 발굴하고 본사의 투자 검토를 지원하는 방향이다.

딜 소싱은 현지 금융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 후보를 찾고 관련 정보를 확보하는 업무다. 투자 결정과 집행에 앞서 시장성과 수익성, 위험요인 등을 검토할 대상을 발굴하는 단계에 해당한다. 미국법인이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를 기존 채권 운용뿐 아니라 대체투자처를 찾는 데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체투자와 VC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보다 현지 네트워크와 개별 자산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중요하다. 교보생명이 미국법인의 딜 소싱 기능을 검토하는 것도 현지에서 투자 후보를 먼저 확보해 본사와 관계사의 검토로 연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VC 투자 지원도 미국법인이 현지에서 확보한 기업과 시장 정보를 본사의 투자 검토에 연결하는 역할에 가깝다. 계획이 구체화되면 미국법인의 기능은 본사 채권자산을 운용하는 데서 대체자산과 벤처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단계까지 넓어질 수 있다.

기존에는 본사가 맡긴 자산의 운용과 리스크 관리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투자 검토에 앞서 후보를 찾고 현지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 강화되는 셈이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대상과 지원 방식, 실행 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교보악사자산운용·교보AIM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 관계사와의 연계도 검토 대상이다. 미국법인이 현지에서 확보한 시장정보와 투자기회를 국내 운용 관계사의 해외 투자 검토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지 정보망과 관계사의 투자·운용 역량을 연결해 해외 투자 후보를 발굴하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나눌 수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국 현지법인의 역할 확대를 위해 대체투자 딜 소싱과 VC 투자 지원 등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교보악사자산운용·교보AIM자산운용과의 협업 차원에서도 미국 현지법인의 역할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혜린 한국금융신문 기자 hazi9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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