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참치. /사진=동원F&B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이 동원F&B를 포함한 식품 계열사를 한곳으로 모아 ‘글로벌 식품 디비전(division)’으로 키운다. K푸드 열풍을 타고 해외 시장을 두드려 제2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동원그룹은 동원F&B 외에 동원홈푸드와 스타키스트(Starkist), 스카사(S.C.A SA) 등의 식품 자회사를 두고 있다. 동원그룹의 지난해 식품사업 매출은 6조544억 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동원그룹이 식품사업을 재편키로 한 판단에는 국내 시장의 장기간 소비 침체가 영향을 줬다. 내수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기업들이 저성장에 허덕이고, 기업들이 앞다퉈 식품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계산이 작용했다. 각 계열사로 흩어졌던 연구개발(R&D) 조직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내겠다는 복안이다.
당장 동원F&B만 봐도 그렇다. 동원F&B는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매출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그런데 전체 매출에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동종업계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동원F&B의 수출 총액은 1250억 원이다. 회사 전체 매출(4조4836억 원)의 2.8% 수준에 그친다. 반면 CJ제일제당이나 대상, 롯데웰푸드 등은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이 10%대를 넘는다.
이에 동원그룹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0.3% 규모인 R&D 예산을 오는 2030년까지 1%대로 3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 자회사인 ‘스타키스트’의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및 중남미 시장의 판로 개척을 가속화한다. 기존 동원F&B와 스타키스트의 스테디셀러로 구성한 결합 상품을 출시하고, 통합 R&D로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동원F&B 단독으론 자금력이 부족해 어려웠던 인수합병(M&A)도 다시 추진한다.
이를 통해 동원그룹은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24년 22%에서 오는 2030년 4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동원산업과 동원F&B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하는 안을 의결했다. 동원산업은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동원F&B 주주들에게 1(동원산업)대 0.9150232(동원F&B)의 교환 비율로 지급한다.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동원F&B는 100% 동원산업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동시에 동원그룹은 동원F&B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동원그룹 측은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제2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