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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목인데…'계엄·탄핵' 이슈에 휩쓸리는 극장가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4-12-11 20:28

尹 계엄령 선포 후 일주일 새 영화 관객 26% 줄어
엔데믹 이후 연말, 아바타2·서울의 봄 '천만' 돌파
소비 침체 더해 탄핵 이슈까지…극장가 노심초사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연말 대목을 맞아 실적 회복을 기대했던 극장가가 느닷없는 ‘계엄령 사태’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국내외 기대작들은 앞다퉈 개봉하면서 흥행몰이를 한다. 코로나 엔데믹 시점인 지난 2022년 말에는 영화 ‘아바타2’가, 2023년 말에는 ‘서울의 봄’이 1000만 영화의 주역이었다. 올해 역시 한국영화 ‘소방관’과 할리우드 ‘위키드’ 그리고 ‘모아나2’ 등이 평점 8점을 넘기면서 호평을 끌어냈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멀티플렉스 3사(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도 연말 특수를 기회로 실적 반등에 나서야 하지만, 대통령 탄핵 정국이 맞물리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3일) 다음 날인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51만3166명이다. 이는 직전 주인 11월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관객 수(270만6807명) 대비 7.2% 준 수치다. 지난해 12월 첫째 주(12월 6일~12일, 315만3364명)와 비교하면 20.3% 떨어졌다. 특히 계엄령 다음 날인 이달 4일 수요일은 기대작 ‘소방관’과 ‘1승’ 등이 개봉했다. 그러나 관객 수는 한 주 전인 지난달 27일(36만2510명)보다 25.6% 적은 26만9839명에 그쳤다.

통상 연말은 흥행 기대작이나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개봉하는 시기로, 극장가에서는 최대 성수기로 손꼽힌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다르다. 대통령의 계엄령으로 인해 공포감이 조성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것이다. 더구나 계엄령 사태가 대통령 탄핵 시위로 이어지면서 영화보다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부쩍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극장업계 관계자는 “12월 기대작이었던 ‘1승’이나 ‘소방관’ 등의 작품이 관객이나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지만, 정치적 이슈에 매몰돼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며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이나 ‘하얼빈’ 등 또 다른 기대작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무파사: 라이온 킹'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국내 멀티플렉스 3사는 팬데믹 기간 실적이 고꾸라졌다. 영화들이 개봉을 늦추면서 극장산업 자체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CGV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조9423억 원에서 2020년 5834억 원으로 매출이 줄었다가 2023년 1조5458억 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롯데시네마 사업을 영위하는 롯데컬처웍스 매출도 2019년 7710억 원에서 2020년 2657억 원으로 급감하더니 2023년 5621억 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 역시 2019년 3328억 원에서 2020년 1045억 원까지 밀려났다가 2023년 3428억 원으로 회복했다.

수익성 면에서는 CGV가 2019년 영업이익 1220억 원에서 2020년에 영업손실 388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491억 원 흑자로 돌려놨으나, 그 사이 부채비율은 1122.7%로 불어났다. 롯데컬처웍스 또한 2019년 영업이익 14억 원에서 2020년 –1604억 원으로 적자 전환한 이후 영업손실 84억 원을 기록한 2023년까지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이 3500%가 넘는다. 메가박스중앙도 2019년 영업이익 390억 원에서 2020년 –682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이는 2023년(영업손실 141억 원)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533.8%다.

결과적으로 멀티플렉스 3사가 매출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연말 ‘무파사: 라이온킹’, ‘대가족’, ‘하얼빈’,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등 기대작이 개봉을 앞뒀지만, 극장가가 성수기 대목을 누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게 된 것. 영화업계가 계엄령 선포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인한 충격파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탄핵 이슈까지 몰리다 보니 영화에 대한 기대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시국이 이렇다 보니 마케팅을 펼치기도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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