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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복 SC제일은행장, 소비자금융 강화 ‘본궤도’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기사입력 : 2022-10-17 00:00

복합점포·그룹 시너지…WM 톱3 목표
자체 카드 발급 대신 현대카드와 맞손

▲ 박종복 SC제일은행장

▲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소매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인터넷 전문은행과 전통적 은행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시대 변화에 따라 ESG 경영과 함께 사회적 책임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금융을 더욱 공고하게 발전시키면서 소매금융도 자산관리(WM) 부문의 차별성과 강점, 새로운 인재 적극 영입 등 시장 환경 변화의 기회를 살려 안정적인 성장과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박종복닫기박종복기사 모아보기 SC제일은행 은행장이 지난 1월 신년 하례에서 소비자금융 부문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행장은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이 제일은행 인수 후 처음으로 선임한 한국인 은행장이다. 지난 2015년 취임한 그는 만성 적자였던 소매금융을 흑자로 돌리고 코로나19 등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매년 2000억원대의 순이익을 올린 바 있다. 이러한 성과로 2018년 연임에 성공했고 2020년 임시 주총에서 차기 행장에 조기 선임됐다. 박 행장은 2024년까지 SC제일은행을 이끌 예정이다.

박 행장이 취임하자마자 소매금융을 살리기 위해 회사의 이름을 바꾼 것은 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당시 박 행장은 이사회에 “한국 사업의 수익성 부진은 소매금융에 있다. 토종 브랜드인 ‘제일’을 사용하게 해주면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외국계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한때 국내 1등이었던 제일은행의 모습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에서다.

앞서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고 글로벌 브랜드 통일성을 위해 ‘제일’을 사명에서 제외했다. 이후 박 행장의 설득에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2016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행명을 지금의 SC제일은행으로 변경했다.

박 행장의 자신감은 20년간 소비자금융 부문에서 쌓아온 내공의 결과물이다. 1955년생인 그는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한 후 SC제일은행에서 영업본부장, 소매사업1본부 상무, 프리미엄뱅킹사업부장(상무), 소매채널사업본부장(전무),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등을 지내며 전문성을 쌓았다.

SC제일은행 사옥 전경. / 사진제공=SC제일은행

SC제일은행 사옥 전경. / 사진제공=SC제일은행



최근 SC제일은행은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발표한 가운데 WM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있다. 2025년까지 국내 상위 3위 WM 은행이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 상반기부터 자회사인 SC증권이 입점한 ‘복합점포’ 10곳을 출범했다. ▲도곡스위트 ▲반포WM센터 ▲방배동 ▲분당중앙 ▲압구정동 ▲영업부 ▲엘시티 ▲영통 ▲잠원동 ▲훼밀리타운 등이다.

복합점포는 은행과 증권의 상품 및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특화점포다. 그간 SC제일은행은 일부 은행 지점을 복합점포로 바꾸고 신규 지점은 WM 및 프라이빗뱅커(PB)센터 기능을 갖추게끔 추진해 왔다.

복합점포 PB들은 고객 맞춤 종합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채권도 판매 중이다. SC제일은행은 복합점포의 특성과 취지를 살려 맞춤 WM서비스와 자산구성·운용·투자자문까지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 등 은행·증권 시너지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모회사의 전략에 따라 프라이어리티 뱅킹을 포함해 WM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SC제일은행의 프라이어리티 뱅킹은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에 따라 부유층에 집중하고 WM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다.

그룹과 SC제일은행은 고객들이 자산을 확대해가면서 ▲퍼스널뱅킹 ▲프라이어리티뱅킹 ▲프라이빗뱅킹으로 이어지는 단일 WM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의 자산을 예치한 고객에게 전담 매니저를 통해 글로벌 WM 전문가 그룹이 진행하는 서비스와 투자 상담 및 재무 관리, 세무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SC제일은행과 현대카드는 SC제일은행-현대카드를 공개했다. / 사진제공=SC제일은행

SC제일은행과 현대카드는 SC제일은행-현대카드를 공개했다. / 사진제공=SC제일은행

박 행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주력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내달 1일부터 자체 발급 카드(BC카드)의 신규·추가·갱신·전환을 중단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C제일은행의 신용카드 부분 성적이 저조해 유지비가 많이 드는 자체 카드 사업을 철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SC제일은행의 총 여신 51조3513억원 가운데 신용카드(3480억원)는 단 1% 비중도 차지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가계와 기업여신 규모는 각각 34조7767억원, 16조2266억원이다.

자체 발급 카드 중단에 따른 빈자리는 전업 카드사와 협업을 통해 채운다. 이달 SC제일은행은 현대카드와 손잡고 개인신용카드 5종, 개인체크카드 2종, 개인사업자카드 3종 등 개인제휴카드 10종이 공개했다. 법인카드 5종은 오는 27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SC제일은행과 현대카드가 지난 4월 체결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의 일환이다. 양사는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수신, 여신, 투자 상품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6년 제휴를 맺은 삼성카드와도 협업을 이어간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삼성카드와 ‘SC제일은행 데일리 삼성카드’, ‘SC제일은행 라이프 삼성카드’, ‘SC제일은행 디지털 삼성카드’, ‘SC제일은행 드라이브 삼성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용카드 비즈니스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변화로, 향후 카드 부문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보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며 “BC카드 발급 중단에 따른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외 추가 제휴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종복 행장의 이러한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SC제일은행의 실적은 씨티은행보다 앞섰다. 소매금융 사업을 단계적으로 접고 있는 씨티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총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7% 감소한 454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 늘어난 261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자이익(5842억원)의 경우 꾸준한 영업기반 강화를 통한 대출자산 확대 및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7.8% 성장했다.

SC제일은행 측은 “상반기 실적은 소매금융 부문의 차별화를 통한 대출 자산 확대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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