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미지투데이
아내의 반응은 의외였다. 상사를 향했던 총구가 나를 겨냥했다. “당신이 그러고도 남편이야? 당신에게 얘기한 내가 미쳤지.” 나는 억울했다. 도와주려는 사람에게 왜 화를 내는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참 지나 우연한 기회에 신경정신과 의사인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이 이야기를 했다. 친구가 되물었다. 아내가 왜 직장에서 싸운 이야기를 했을까? 자기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여서였을까?
“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내 경험까지 얘기했다. 그 보다 더 힘든 경우도 있었지만 나중에 다 풀리더라. 내 경우에 비하면 그런 일은 별게 아니다.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더 리얼하게 당시 힘들었던 기억을 묘사해가며 열변을 토했다.
하지만 헛다리였다. 아내가 내게 기대했던 건 딱 한마디였다. “당신이 맞아. 나는 당신 편이야” 그리고 그 상사 욕을 함께 해주면 됐을 일이다.
누군가 내 힘든 처지와 심정을 알아줄 때 마음이 움직인다. “너 이래서 힘들지?”하고 공감해주면’어쩌면 이렇게 내 처지를 잘 알아?’ 하면서 마음이 절반이상 넘어간다. 남의 고통과 위로를 대신 할 수 없듯이, 위로도 남이 대신해줄 수 없다. 자기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 타인은 다만 그것을 도울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 방법을 잘 몰랐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첫째, 인정해준다. 당신은 그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사람이다. 둘째, 지지해준다. 나는 당신 편이다. 셋째, 질문한다.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알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넷째, 들어준다. 들어줌으로써 스스로 감정을 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뇌는 비슷한 것을 선호한다. 관심사나 취미가 같은 사람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본능적으로 친구와 적을 구분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비슷한 대상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이다. 논리보다는 경청으로 호감을 얻고 공통 분모를 찾아서 따뜻한 이해가 되면 마음이 열릴 것이다.
인용: <어른답게 말합니다> 강원국 저
윤형돈 FT인맥관리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