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인 대우건설과 중견사인 코오롱글로벌의 대결 구도를 두고 일각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한국토지신탁이 대행사로 참여하는 ‘신탁 방식 재개발사업’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적어 사실상 회사의 크기가 수주 결과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이번 사업의 향방은 양사가 제시하는 특화설계와 조합원들을 위한 이익 극대화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자사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에서 따온 ‘써밋더힐’을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대우건설의 ‘써밋’은 기존 주거상품 브랜드 ‘푸르지오’와 최고, 절정, 정상을 뜻하는 단어 ‘써밋(SUMMIT)’이 결합된 브랜드 네임이다. 현재 푸르지오 써밋은 반포와 서초, 용산 등 서울 내 핵심입지에 제공돼 입주민들의 프리미엄 라이프를 책임지고 있다.
주로 강남 사업장에 적용되던 ‘써밋’ 브랜드가 흑석11구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은 대우건설이 이번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우건설은 올해 반포3주구를 비롯해 심혈을 기울였던 사업장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도시정비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번 흑석11구역 수주 결과에 따라 올해 도시정비 수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상황이므로, 수주전에서도 일찍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노리던 사업장들에서 모두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담당 부서가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코오롱글로벌은 '흑석하늘채 리버스카이'를 단지명으로 제시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9위를 차지한 코오롱글로벌은 6위인 대우건설에 비해 이름값이 크지는 않다. 그러나 코오롱글로벌은 치밀한 사전계획 수립과 특화설계 준비 등으로 이번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한 관계자는 “기존에 대형사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 이번 사업에 중견사인 코오롱글로벌이 뛰어들 때는 분명 그에 맞는 전략과 이름값을 뒤집을 수 있는 조건을 걸고 나왔을 것”이라며, “서울에 깃발을 꼽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유리하고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흑석11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8만9300㎡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동, 1509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4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평당 공사비는 540만 원대로 고시됐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