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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연준의 크레딧 시장 타게팅..회사채 시장까지 이어질 여지와 한계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3-1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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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7일 기업어음(CP) 매입을 결정하면서 신용 리스크가 줄어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취했던 조치들을 다시 빼들면서 일단 시장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17일 뉴욕 주가지수가 6% 내외의 급등세를 기록하는 등 위험자산이 반등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35bp 가까이 점프하면서 1.08% 수준으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불안은 쉽게 걷히지 않고 있다. 미국 주가가 정규장에서 뛰었으나 국내 주식시장이 열리는 시간 나스닥 선물 등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등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다.

■ 연준, 신용위험 지대 직접 타게팅했어야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기준금리를 150bp 인하하면서 제로금리로 회귀하고 양적완화 카드까지 빼들었지만 크레딧 이벤트에 대한 우려는 진정되지 않았다.

또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양적완화 대상에 국채와 MBS 뿐만 아니라 회사채, CP 등 신용채 매입을 포함시켰어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시장 심리가 안전자산 쪽으로 극단적으로 쏠려 있어 연준이 보다 적극적으로 크레딧 시장에 개입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서도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는 등 크레딧채권 시장의 우려는 멈추지 않았다.

2008년 금융위기 역시 문제가 생겼던 MBS를 연준이 이를 직접 매입하고 나서야 진정되기 시작했다.

결국 연준은 17일 위험 영역을 직접 타게팅하는 정책을 들고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썼던 정책이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연준이 CP를 매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진작에 나왔어야 한다"면서 "지금 같은 상황에선 신용물을 직접 사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CPFF 필두로 신용물에 도움 손길 내민 연준

자료: DB금융투자

자료: DB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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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17일 단기 조달수단인 CP매입프로그램(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 CPFF)을 발표했다.

CPFF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단기자금조달 시장 안정에 효과를 발휘한 적이 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에 이 조치로 빡빡했던 단기자금 조달시장이 개선된 바 있으며 이번에도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의 급격한 경색으로 크레딧 스프레드는 우량물 조차도 급등하던 흐름이었으며, CP시장도 유동성이 점차 고갈돼 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금융위기 시절이었던 2008년 10월 연준은 CPFF와 부실자산 구제금융프로그램이었던 TARP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급등하던 단기자금 조달금리를 낮춘 바 있다.

유 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우량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단기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연쇄 부도 우려는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무튼 최근 극도의 안전자산 쏠림으로 연준의 제로금리 정책과 7천억달러의 양적완화 발표에도 신용경색이 풀릴 기색이 없자 연준이 직접 크레딧 시장을 타게팅하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 연준은 CPFF 하에 SPV를 설립하고 SPV는 기업들이 발행하는 CP와 ABCP를 매입하게 된다. 2개 이상의 글로벌 신평사로부터 A-1(Moody’s), P-1(S&P), F-1(Fitch) 등급을 받은 3개월물 달러 CP가 매입 대상이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안정기금(the Exchange Security Fund, ESF)을 활용해 100억달러의 신용보강을 함으로서 위험자산을 매입할 수 없는 연준이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한다.

개별 기업별 매입한도는 각 기업의 최근 1년(2019년3월16일~2020년 3월 16일) 동안 발행잔액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발행금리는 3개월 OIS(Overnight index Swap)+200bp로 예정돼 있다. SPV의 CP 매입 기간은 별도로 연장하지 않는다면 향후 1년간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ED가 CP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FED의 100bp 금리인하, 7,000억 달러 양적완화 재개에도 불안감을 높였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17일 안도했다"면서 "결국 시장이 진정되길 원했던 것은 크레딧 리스크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CPFF에 이어 프라이머리딜러 신용창구(PDCF)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24개사인 프라이머리 딜러들에 연준의 재할인 창구를 이용할 수 있게 개방, 한시적으로 긴급 대출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8년 3월 베어스턴스 사태가 터진 뒤 유동성 공급을 위해 PD사들에게 시중은행처럼 연준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게 시초다.

■ 연준, 회사채 매수로 이어질 여지

자료=DB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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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CPFF를 필두로 크레딧 시장 방어에 나섰지만, CPFF의 경우 지원 대상이 단기어음이기 때문에 장기채권이 주로 거래되는 회사채 시장까지 안정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현재 글로벌 회사채 시장은 AA급 우량물 조차도 쉽게 거래가 안 될 정도로 투자자들이 공포감이 커져 있다. 현재는 간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연준이 재할인창구를 통해 은행에 직접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재할인율을 1.75%에서 0.25%로 대폭 낮춘 상태다.

은행의 기업대출에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자본규제, 유동성규제도 완화하는 등 지원폭을 넓히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간 도관 역할을 하는 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회사채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연준의 역할의 더 요구된다.

유승우 DB금투 연구원은 "은행들은 손실위험 때문에 대출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은행과 CPFF를 통한 자금지원에도 회사채 시장의 경색이 지속되면 연준이 직접 회사채를 매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이는 회사채 매입은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므로 시간이 필요한 부문"이라고 밝혔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코로나 사태로 특정 기업이나 산업의 경우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해 연준이 회사채 매입까지 나설 수 있을 듯하다"면서 "국내도 채안펀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 통화정책, 재정정책 열심히 쓸 수 있지만...결국 관건은 코로나19 확산세의 진정 여부

연준이 보다 정밀한 타게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이 진정되기 위해선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야 할 것이란 인식도 강하다.

연준이 15일 긴급회의에서도 CP시장의 은행 역할 정도만 강조하고 7천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에서도 회사채 매입 등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후 태도는 좀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한 좀더 정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보다 먼저 신용시장에 대한 지원에 나섰어야 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정책적 조치가 위기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것이란 관점들도 보인다.

황재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경기사이클 후반기에 코로나19까지 가세하면서 통화정책 유용성이 감소하고 추가 완화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로금리, 양적완화 등 각종 긴급처방이 공포심리를 줄일 수 잇으나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이 근본적인 처방이 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전염속도, 사망률 등이 당초 예상을 능가하면서 전세계가 전염병공포증(tapinophobia)에 빠졌다.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전까지 '실물경제 부진→금융시장 악화→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출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출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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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출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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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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