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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격화된 홍콩시위..미중 협상, 금융시장 등에 여파 미칠 가능성 주시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1-12 14:51

사진=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출처: 홍콩 행정부 홈페이지

사진=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출처: 홍콩 행정부 홈페이지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시위 도중 쫓기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진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가 지난 8일 병원에서 사망하면서 홍콩 시위가 격화됐다.

일부 언론은 홍콩 경찰이 사고 현장 부근에서 최루탄을 쏘면서 시위대 해산 작전을 벌일 때 차우 씨가 이를 피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위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됐다.

이런 가운데 전날(11일) 차우 씨를 추모하는 시위에서 경찰이 시위자를 향해 실탄을 발생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경찰이 총을 쏘고 시위자가 쓰러지는 섬뜩한 장면이 유튜브 등에 공개됐다. 관련 동영상 공개 후 홍콩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을 비난하는 글과 총을 뺏어려는 시위자를 향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발포할 수 밖에 없었다는 반론 등이 넘쳐났다.

■ 홍콩 민심의 분열

한 때 아시아 영상문화를 주름 잡던 홍콩 스타들이 친중과 반중으로 갈라선 듯한 모습을 보여 주목을 끌기도 한다. 성룡이 친중파, 주윤발이 반중파(혹은 친홍콩파)의 아이콘처럼 인식되고 있다.

최근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한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일반 홍콩 시민들 내부에서 갈등이 심화됐다는 말도 나온다.

홍콩인들 사이에, 혹은 홍콩과 중국 본토인 사이에 설전을 벌이는 장면들도 유튜브 등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엔 시위대가 얘기 도중 친중 발언을 한 남성의 몸에 기름을 뿌린 후 불을 붙이는 장면이 홍콩 시위 관련 동영상에 올라와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섬찟한 장면이 과연 사실인지, 중국 당국이 연출을 한 것인지 의심하는 시선까지 있었다.

홍콩 시위와 관련한 과격한 동영상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어 우려하는 시각들도 많다.

젊은 대학생의 죽음 이후 홍콩 젊은이들이 찍어 올린 영상 중엔 "평화적 시위가 먹히지 않으니 우리도 방법이 없다"면서 폭력적 대응을 정당화하는 영상들도 등장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응원하던 외국인들도 사태가 폭력적으로 비화하고 있는 데 대해선 크게 안타까워하면서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 시진핑의 강경한 의지, 캐리람의 강경한 진압으로

지난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캐리 람 행정장관과의 회담에서 "법에 따라 폭력 행위를 진압하고 처벌하는 것은 홍콩 민중의 복지를 수호하는 것"이라며 "이는 흔들림 없이 수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캐리 람 장관은 "사회 질서를 파괴하는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람 장관은 전날 경찰의 실탄사격 이후에도 "폭력 시위에 굴하지 않는다. 폭도들의 극단적 전술에 맞춰서 행동할 것"이라는 강경 입장을 취했다.

사실 지난달 말 4중전회에서 중국 정부가 홍콩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홍콩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였다.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최고 지도부를 만나 재신임을 받은 일은 홍콩 당국이 시위대에 강하게 맞설 것이란 인식을 강화시켰다.

최근 일련의 정황 상 람 장관이 시 주석의 뜻을 추종할 수 밖에 없었으며, 홍콩 정부의 단호한 모습은 중국의 의지로 평가받고 있다.

■ 중국과 무역협상 신경쓰이는 미국..홍콩문제 참견하다 협상 난항 부딪힐 수도

홍콩 사태가 자체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서방 세계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많았지만,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서방 국가는 없었다. 중국의 보복이 무섭기 때문이다.

중국은 홍콩 사태를 중국 내부의 문제로 보고 있으며, 내정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홍콩 문제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는 보도들도 흘러나오지만, 이 문제는 무역협상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는 재료여서 미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지 확신하기 쉽지 않다.

지난 주 중국 상무부의 '단계적 관세 철폐 합의' 발언 이후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은 '관세 철폐는 사실무근'이라며 대립각을 세워 놓은 상태다.

일각에선 미국이 홍콩 문제와 관련해 중국을 자극할 경우 미중협상 분위기가 틀어지고 말 것이란 진단들도 나오고 있다.

과거 홍콩의 종주국이었던 영국 쪽도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 정도다. 영국 외무부는 시위대에 대한 실탄 발사와 관련해 "충격적이다. 폭력사태를 진심으로 우려한다"면서 "시위대는 폭력을 피해야 하고 경찰은 필요 이상으로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주변부에서 해 줄 수 있는 말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 방법을 찾으라는 정도다.

증권사의 한 분석가는 "중국의 헤코지가 무섭기 때문에 다른 나라는 개별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쉽게 의견을 낼 수 없다. 미국의 역할 정도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UN 조차도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별로 하는 역할이 없다"고 말했다.

■ 금융시장 영향은...사태 크게 악화되면 안전자산선호 강화 등 금융시장 여파 커질 듯

홍콩 상황이 얼마나 악화될지,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예견하기 만만치 않다.

향후 사태 악화 정도에 따라 학교나 직장, 금융시장 등을 폐쇄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남아 있다. 아주 비관적으로 보는 쪽에선 제2의 천안문 사태를 각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캐리 람 장관은 시민들과 시위대에게 자제를 요청했다.

캐리람 장관은 "도시를 마비시키는 시위대 행동은 극도로 이기적인 것"이라며 "모든 대학교와 교육기관이 학생들에게 폭력 행위에 가담치 않도록 촉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콩정부는 여전히 공정하고 안전하며 질서 정연한 지역 의회선거를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금융시장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항셍지수는 최근 28,000선에 다가서다가 최근 전날 장중 전일비 3%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요동쳤다. 현재 주가지수는 27,000선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홍콩 사태가 추가로 악화될 경우 주가 하락이나 미중 협상 불확실성 강화 등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어 조심스럽다는 평가도 나온다. 홍콩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의 반응도 주목된다.

다만 현재까지 홍콩 상황이 다른 나라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다. 상황 악화 가능성이 있지만, 상황을 과장할 필요도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홍콩 소식을 뉴스로 접하다 보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체감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전날 항셍이 빠진 것에 비하면 다른 나라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코스피지수가 2,600에서 1,900~2,100으로 추락했던 가장 중요한 2가지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 그리고 연준의 긴축이었다"면서 "최근 무역협상 진전,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환경이 바뀌면서 지수가 올라온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홍콩 사태가 말 그대로 코스피 레벨을 망가뜨릴, 예컨대 지수를 1900선으로 끌어내릴 그런 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일시적으로 변동성은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콩 문제에 대한 미국의 간섭 등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된다면 상황은 복잡해질 수도 있다도 분석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홍콩 사태가 더 악화되고 미국이 끼어들면서 미중 협상이 꼬인다면 금융시장은 요동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러면 국내 채권을 포함해 안전자산선호가 다시 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위 양상은 점점 우려를 키우고 있다. 만약 상황이 여기서 한 단계 더 나빠진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래프=최근 항셍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그래프=최근 항셍지수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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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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