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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10조 법원 공탁금 쟁탈전 치열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9-14 00:00

부산지법 동부지원 11월 지정…신한 아성 도전
2021년까지 호남·서울 이어져…기관영업 격전

은행 10조 법원 공탁금 쟁탈전 치열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기관영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은행권의 보폭이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쟁탈전으로 넓어지고 있다.

올해 영남권에서 호남권을 찍고 서울로 2021년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전통 강자인 신한은행과 도전장을 낸 시중은행 간 치열한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 법원을 잡아라…릴레이 입찰에 촉각

15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가 지난달 낸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의 공탁금 보관은행 지정 입찰공고에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이 신청 접수를 마쳤다.

현재 부산지법 동부지원 공탁금 보관은행은 신한은행이다. 1988년부터 3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이번에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도전장을 낸 셈이다.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으로 지정되면 우선 은행은 맡은 공탁금을 굴려서 운용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민원인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 전국 법원 공탁금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에 재지정에 나선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공탁금 규모가 1000억원으로 큰 편은 아니지만 전국 법원 공탁금 중 7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신한은행이 수성할 지 새로운 보관은행이 탄생할 지 가늠자로 관심이 높다.

제안서 평가와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오는 11월말 최종 보관은행이 지정될 예정이다. 뽑힌 은행은 내년부터 5년 동안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금전·유가증권 공탁물을 수납하고 관리·지급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사실상 법원 공탁금 쟁탈전이 치열해 진 것은 2017년부터다. 과거 법원 공탁금 시장은 기존 관리 은행이 적격성 심사만 통과하면 재지정을 받아 계약을 연장하면서 다른 은행들이 도전하기에 문턱이 높았다.

실제 1997년 IMF 외환위기 이전 상업은행을 대표했던 이른바 ‘조상제한서’(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 후신 은행들과 지역 기반이 넓은 NH농협·지방은행이 오랫동안 점유율을 지켜온 상황이다.

가령 서울중앙지방법원만 봐도 1989년 조흥은행으로 보관 은행을 지정한 뒤 조흥은행을 인수한 신한은행까지 이어져 현재까지 30년 가량 맡고 있다.

새 도전자에게 기회의 문을 넓혀줘야 한다는 지적을 수용해 대법원은 2017년에 계약기간이 끝난 일부 공탁금 보관 은행에 대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시범 도입했다. 공개경쟁 도입 이후에도 일단 신한은행이 수성하는 모습이다.

2017년말 인천지방법원과 인천지법 부천지원 공탁금 보관 은행에 신한은행이 재지정됐다. 지난해 말에도 청주지방법원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신한은행이 공탁금 보관은행을 다시 맡았다.

앞으로 3년간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경쟁이 계속될 예정이다. 올해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울산·창원 등 영남권에서 새 보관지기를 뽑는다. 이어 내년에 광주·전주·제주 등 호남권, 그리고 오는 2021년 최대 관심지인 서울까지 차례로 재지정 시기가 돌아온다.

특히 법원 공탁금 은행은 수익성에서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지자체 금고나 공공기관 등 경쟁에서 거액 출연금으로 역마진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달리, 공탁금 관련 수익의 0.5% 가량만 법원에 출연하면 되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기관영업 격전지로 꼽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법원 공탁금 보관을 맡으면 저원가성 예금을 손쉽게 확보해서 조달 코스트를 낮출 수 있고 고객기반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재판절차나 강제집행 절차와 밀접한 공탁 업무를 안정적으로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뺏고, 뺏기는 금고지기 혈투

최근 대형 시중은행을 보면 기관영업 드라이브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예수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내년 적용되는 새 예대율 규제에 대비한 포석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연말로 49개 전국 지자체 금고 계약 약정이 만료되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의 드라이브가 거센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연 9조원 규모 대구광역시 금고지기 공개 입찰에는 기존 DGB대구·NH농협은행 외 KB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 연 4조원을 관리하는 울산시 금고 입찰에서도 1~2금고 복수금고 출사표를 냈다.

은행권에서는 올 3월 행정안전부가 과당경쟁을 막을 새 ‘금고지정 평가기준’을 내놓은 가운데 지방 거점에서 지역은행과 시중은행 경쟁 구도에 관심이 높다.

또 11조원 규모 기금을 운용하는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입찰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과열경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간 경쟁이 오히려 출연금 규모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운영권을 따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약정 기간동안 연계 마케팅으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해 나가야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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