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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강제에서 자율로 넘어가는 은행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6-23 14:46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정부 주도의 성과연봉제가 철회 수순을 밟으면서 금융권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도 제동이 걸렸다. 시중 은행들은 정부 주도로 강제성을 띄기보다는 자율에 따른 성과주의 문화 확산 등으로 도입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기업은행 성과연봉제 폐지 논란

언론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이사회에 성과연봉제 폐지 안건을 올렸다고 알려졌으나 기업은행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해지는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것은 없다”며 “다만 정부가 성과연봉제 폐지 수순에 밟으니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과에 따라 현재 성과연봉제 도입 따른 평가 시스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 덧붙였다.

기업은행의 성과연봉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은 그만큼 성과연봉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당초 금융권 전체에 성과연봉제를 강제적으로 도입하려 했던 정부의 기조가 바뀌자 은행들은 노사 갈등 문제 등에서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금융위 성과연봉제 압박이 노사 갈등 불렀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시중 은행들에게 성과연봉제 도입 필요성을 지적하며 압박에 나섰다.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정부에서 공공기관 개혁의 하나로 추진된 제도다. 그러나 지난 16일 기획재정부는 김용진 2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관련 후속조치 방안'을 의결했다. 후속조치는 사실상 성과연봉제 폐지를 뜻한다.

공운위는 성과연봉제 권고안의 이행기한을 없애고 각 기관이 기관별 특성과 여건을 반영해 시행방안과 시기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기한 내 도입하지 않을 경우 적용키로 한 2017년 총인건비 동결 등 패널티도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진행 중인 2016년도 경영평가 때 성과연봉제 관련 항목 평가도 제외하도록 했다.

금융권의 경우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대부분의 금융 공공기관에서 노사 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이 결정됐고, 대부분 노조가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며 법정다툼을 벌였다.

당시 국책은행 뿐 아니라 민간 은행들도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 확대를 결정해 구성원의 반발을 불렀다. 그러나 정부 기조가 바뀌자 도입 의결에 찬성했던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관련 논의를 중단했다.

◇법원 판결도 성과연봉제 강제성 지적

최근 법원 판결들도 성과연봉제 강제성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 권혁중)는 주택도시보증공사 근로자 10명이 “노조 동의 없이 도입하기로 한 성과연봉제를 무효를 해달라"며 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지난 5월 판결했다. 재판부는 “규정 개정으로 기준연봉 및 성과연봉의 등급 분류결과에 따라 근로자들은 임금 총액수가 증가 또는 감소해 개인별로 유ㆍ불리 결과가 달라질 수 있게 됐다”며 “하위 평가를 받게 되는 근로자들은 기존 임금이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근로기준법 위반이라 판단한 근거는 규정 개정이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하는데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이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취업규칙 변경에 의해 기존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될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사법부의 판결대로라면 사측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을 위반한 셈이 된다.

정부 기조가 바뀌고 적법성 논란에서도 성과연봉제가 비판받고 있지만 성과주의 자체는 필요하다는 것이 은행들의 입장이다. 대신 일방적인 강행보다는 직무급제에 따른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 이를 확대해야 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노력과 성과에 상응해 정당한 보상을 받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와 보상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며 성과연봉제 대신 '임금체계 유연성 제고' 및 '직무급제 도입'을 강조한 바 있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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