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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왜 최순실 게이트 ‘최대 희생양’ 됐나

김은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11-08 17:13 최종수정 : 2016-11-09 16:14

청와대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상의 회장 물러나라”
비선실세 최측근 차은택 ‘CJ 사업 장악 실행’ 의혹

CJ그룹 왜 최순실 게이트  ‘최대 희생양’  됐나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CJ그룹이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현 정권 초기인 2013년 7월 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비자금 조성 및 운용 혐의로 구속되는 한편 오너의 수감 직후 청와대 측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손경식닫기손경식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 사퇴 종용 등이 이뤄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CJ 총수 일가의 이 같은 악재에는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최측근인 차은택 씨의 CJ 장악 의도와 함께,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 ‘미운털’ 이 박혔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CJ E&M은 K-컬처밸리의 사업자로 낙점됐다. CJ E&M 컨소시엄이 k-컬처밸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되던 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문화창조벤처단지 개소식에는 박 대통령과 손 회장, 차 씨 등이 동행하며 ‘CJ를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가 일었다.

CJ가 ‘이 회장의 특별 사면을 위해 박근혜 정부의 다양한 문화 사업에 적극 참여했으며, 이 과정에서 비선실세인 최 씨의 측근 차 씨의 지원을 받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논란이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나며 상황이 급변했다.

K-컬처밸리는 2014년 말부터 진행된 현 정부의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일환이며, 비선 실세인 최 씨가 틀을 짜고 예산을 책정한 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박 대통령 체제에 들어 문화계의 황태자라 불린 차 씨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란 직책으로 주도해왔다.

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CJ 전·현직 관계자들은 ‘차 씨가 현 정권 초기부터 문화예술 분야 국책 사업을 설계했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배경에 차 씨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차 씨가 문화예술계의 대모로 여겨지던 이 부회장을 자신이 CJ그룹의 문화예술 사업성과를 가로채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봤다는 증언이다.

재계에 따르면, CJ가 2014년 말 부터 진행된 현 정부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1조 4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음에도 차 씨는 CJ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앞서 CJ는 2013년 7월 이 회장의 구속 기소와 함께, 9월에는 CJ E&M의 세무조사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어 2013년 말, 청와대 수석 비서관은 이 부회장이 CJ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당시 “너무 늦으면 난리가 난다”며 “지금도 늦었을지도 모른다”고 CJ 측을 압박했다. CJ 측 고위 인사가 ‘누구의 뜻’인지 묻자 청와대 수석은 “VIP(대통령) 말씀” 이라고 답했다. 청와대 수석은 7분간 전화를 통해 이 부회장의 퇴진을 거듭 종용했으며, ‘검찰수사’ 라는 노골적인 표현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해 12월 28일까지 이 부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구체적인 시일을 정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구속 기소된 이 회장을 대신해 손 회장과 함께 그룹 현안을 챙겨왔으나, 이후 2014년 말 돌연 요양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체류하고 있다.

2013년 7월에는 7년간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었던 손 회장도 상의 회장직의 임기 2년을 남겨두고 사직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그룹 총수인 이 회장의 구속에도 CJ그룹 인사가 경제단체장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박 대통령의 뜻이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2014년 돌연 미국행을 택한 이 부회장이 사실상 유랑생활을 하는 것과 진배없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견제는 박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반영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사퇴를 종용한 배경중 하나로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방영됐던 ‘SNL코리아-여의도 텔레토비’ 코너가 꼽히고 있다. 현 정부의 출범 전후로 방송된 여의도 텔레토비는 정치인들을 패러디한 풍자에 나섰으며, 이를 통해 박 대통령을 희화화했다.

또한 CJ는 같은 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기획하고 투자·배급 했으며, 2013년 영화 ‘변호인’에 투자 했다. 때문에‘좌파 정권의 숙주’라는 수식어를 받으며 청와대의 심기를 거슬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이후 2014년 초 열린 스위스 다보스 포럼 ‘한국의 밤’ 행사에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 싸이가 함께 참여했으나, 외신들은 이 부회장과 싸이만을 한류의 선도자로 집중 부각한 적이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이 주목받지 못하면서, 이 부회장이 청와대의 눈 밖에 났단 소문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다보스 포럼 이후 정부가 CJ 측에 ‘신규 사업’에 들어갈 5억의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CJ가 이를 거절해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주요 언론보도에 의하면 청와대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류페스티벌 ‘케이콘(KCON)’을 앞두고도 CJ그룹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니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말라”는 통보를 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CJ의 케이콘과 MAMA의 공연 현장은 빼놓지 않고 찾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올해 케이콘 행사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 씨 측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설립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통해 CJ에 기금 출연 압력 또한 행사했다. CJ는 E&M을 통해 미르재단에 8억, 제일제당을 통해 K스포츠에 5억을 각각 출연해 총 13억 원을 후원했다.

한편 지난 7월 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 심사도 공정거래위원회가 7개월 만에 ‘늑장 심사 끝 합병 불허’ 로 전격 결론을 내며 해당 조직과 종사자들을 위기에 빠뜨렸다. 당시 업계에는 청와대 측의 반대로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의 합병이 무산됐다는 소문이 일었다.

업계관계자들은 SK그룹이 최 씨 측의 K스포츠 재단의 추가 투자를 거절한 시기를 전후해 CJ헬로비전과 SK텔레콤 합병에 대한 기류가 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최 씨 측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SK그룹을 세 차례 찾아 추가 출연을 강요한 정황이 있다.

앞서 SK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출연금으로 각각 68억과 43억을 기부했다. 때문에 최 씨 측의 추가 80억 출연 요청은 과하다며 30억을 역제안했으나, 최 씨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며 추가 기금 출연 건은 무산됐다.

이에 SK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 기부를 하지 않으며 비선 실세 세력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 불허에 입김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당시 CJ헬로비전은 정부의 늑장 심사와 합병 불허로 인해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투자 홀딩이 되는 한편 사업 다변화 기회 상실로 영업이익과 미래성장성이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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