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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선택과 집중 승부수

오아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9-26 01:02

1조원대 해외기업 지분매각 사업재편 속도
자동차·바이오부품 핵심사업 집중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오아름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등기이사 선임을 앞두고 선택과 집중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등기이사로서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동안 인도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한편 1조원 규모의 해외기업 지분을 매각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또한,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ASML, 샤프 등 4개 사 지분을 매각했다. 매각을 통해 1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삼성그룹은 이제 본격적으로 핵심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부회장이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 일환으로 사내이사에 처음으로 등재하기로 결정된 후의 사업구조 개편이라 더욱 주목된다.

◇ 불필요 사업군 매각, 해외 투자지분 팔고

삼성전자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ASML, 시게이트, 램버스, 샤프 지분을 잇달아 매각했다. 중요도가 낮아진 협력사에 손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이 이번에 매각하는 해외기업 지분 중 가장 큰 곳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이다. 규모는 약 60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ASML의 지분 3%의 절반인 1.5%(630만주)를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ASML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었다.

노광이란 반도체 웨이퍼 원판 위로 빛을 쪼여 회로 패턴을 새기는 포토 공정으로 반도체 제조의 핵심 공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일부 투자비 회수 차원에서 지분 절반을 매각하는 것이며, 핵심 설비의 파트너로서 ASML과의 협력 관계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미국의 스토리지(HDD) 전문 기업인 시게이트(Seagate Technology)의 주식 1250만주(지분 4.2%)도 모두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특허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램버스 지분 9%를 취득한 바 있는데, 2011년 풋옵션으로 램버스에 4.5%를 매각한 후 이번에 잔여 지분을 매각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2013년 LCD패널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 투자했던 일본 샤프 지분 0.7%(3580만주)를 전량 매각했다.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프린팅솔루션 사업부를 10억5000만달러(1조2000억원)에 미국 HP에 매각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삼성전자의 해외 투자자산 처분과 사업부 매각이 집중되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삼성 내부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을 토대로 조직 슬림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택과 집중 경영이 뚜렷해진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중 인도를 방문해 총리를 접견하는 등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선 바 있다. 지난 15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예방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의 인도 사업 추진 현황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고,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은 인도의 ‘Make in India’, ‘Digital India’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인도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인도를 전략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어 “삼성은 단순한 외자기업이 아닌 인도 로컬기업으로서 인도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년 간 판매와 생산, 연구개발(R&D), 디자인 분야 등에 꾸준히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삼성은 인도에서 삼성전자 서남아총괄과 판매법인, TV와 생활가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생산법인(첸나이, 노이다), R&D 센터와 디자인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의 ‘애벌 빨래 세탁기’는 당초 인도 내수시장을 위해 인도에서 개발된 전용모델이었으나, 현재는 ‘액티브 워시’로 진화해 전 세계에서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물산은 델리의 고층 건물로 손꼽히는 ‘월리타워’와 델리 지하철 일부 구간을 건설했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이 인도의 조선소와 협업을 통해 LNG 운반선 건조를 계획하는 등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강화해가고 있다.

삼성은 현지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나보다야 스쿨’에 2013년부터 ‘삼성 스마트 클래스’ 프로그램을 도입, 지금까지 20만 명의 학생들이 이러닝(E-Learning)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 핵심역량 집중 가속도

삼성전자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역량 강화 작업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속적으로 이뤄져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와 캐나다 스타트업 광고 업체 애드기어 인수에 이어 북미 가전 업체 데이코를 인수하면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IoT(사물인터넷)와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이끌어 갈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자동차부품 사업부문에서도 인수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직속으로 전장사업부를 신설했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인 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FCA)의 자동차부품 사업부문 인수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책임경영이 강화되면서 인수합병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며 “매각은 오래 준비한 결과물이겠지만 더 집중할 사업에 투자하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지분은 매각하며 정리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M&A 가속화에 대해 “급변하는 IT산업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선제적 사업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오아름 기자 ajtwls07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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