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정례회의를 열고 9월 기준금리를 현재 연 1.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앞서 지난 6월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내린 뒤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동결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가계대출 증가세 우려 영향이 높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이 8일 발표한 8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82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8조7000억원 늘어 연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가계신용 잔액은 6월 말 현재 1257조3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도 지난달 범부처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한 소득심사 강화에 이어 이달초 집단대출 소득 확인을 의무화하며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도 금리인하에 제약요인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고용부문 등 경제 지표 부진이 나타나긴 했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미 금리 인상 경계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에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내외금리 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이 금리를 쫓아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외환시장 불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도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6월 금리인하를 단행한 만큼 한은이 하반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까지 내려가 실질 실효 하한선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