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시장에서는 동결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난 달의 '학습효과'로 예상밖 인하 가능성에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일주일 뒤(14일) 정례회의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달 9일 한은 금통위는 11개월 동결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과 6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낮춘 뒤 12개월만에 인하되며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2개월 연속 금리인하는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금리 동결 전망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공개된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만장일치 인하했던 6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가계부채 우려에 금통위원들이 주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 염려와 함께 은행권 집단대출과 비은행 가계대출 증가 등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강조됐다.
한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가 급속히 확대되지 않도록 특히 집단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 그리고 주택금융공사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당국과 정책협조를 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금융환경 사정도 여의치 않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댈 가능성이 커서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변수다. 7일 공개된 미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견해가 나타났다.
기준금리를 0.25~0.50%에서 유지한 6월 미 연준 FOMC 위원 17명 중 6명이 올해 한 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지난 3월 1명에서 긴축 예상이 증가했다.
하지만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가 하반기 본격화될 경우를 대비한 선제적인 금리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가경정예산 규모가 10조원 안팎으로 기대보다 적다는 점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이로인해 7월은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한은 금통위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 연준 FOMC의 기준금리 결정도 올해 7월과 9월, 11월, 12월 네 차례 남아있다.
NH투자증권 박종연 채권 연구원은 "한은이 6월의 금리인하를 선제적인 조치로 평가하고 있어 7월 금통위는 추가 금리인하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며 "최근 원화강세로 자금이탈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며 집단대출의 규제강화 등 가계부채에 대한 미시적인 조치가 이뤄져 추가 금리인하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6월 금리인하의 효과 판단과 추경 집행의 시기를 감안할 때 9월 인하가 유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8일 국고채 금리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 영향을 받아 일제히 소폭 상승(채권값 하락)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216%로 전 거래일보다 0.8bp 올랐다. 1년물과 5년물도 각각 0.4bp 올랐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