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금융업계,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기업은행과 2014~2015년에 결성한 총 7200억원 규모의 '글로벌파트너십펀드' 1~2호가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운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파트너십펀드'는 국내 벤처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해외 벤처캐피탈이나 전략적 투자자(SI)가 운용사가 되어 국내 벤처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벤처펀드이다.
2014년에 800억원 규모로 결성된 1호 벤처펀드는 미국, 영국, 홍콩계 벤처캐피탈을 포함한 5개 하위펀드 운용사를 선정하고 3700억원 규모 펀드로 조성돼 운용 중이다.
지난해 1000억원 규모로 추진된 2호 펀드는 미국, 일본계에 이어 중국 벤처캐피탈 'IDG Capital Partners(IDG 캐피탈)'을 하위펀드 운용사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IDG 캐피탈은 중국 3대 벤처캐피탈 중 하나로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인 '바이두'와 세계최대 온라인게임업체 '텐센트' 등에 초기 투자한 바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이 된 바이두와 텐센트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첨단산업 클러스터인 베이징 '중관촌'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성장하였다.
총 3500억원 규모 2호 벤처펀드에서 IDG펀드는 총 600억원으로 IDG캐피탈과 글로벌파트너십펀드가 각각 300억원씩 출자했다. IDG캐피탈을 비롯 5개 운용사는 모두 국내 창업투자회사, 운용사 등을 신규로 설립해서 장기투자 거점을 마련하고 국내 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투자합자회사 형태 사모펀드(PEF)와 벤처 중소기업 투자조합 형태 벤처캐피탈 펀드에 각각 5500억원, 2500억원씩 총 8000억원을 출자해 민간자본과 매칭을 통해 총 1조6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다. 여기에 글로벌파트너십 펀드 등으로 2000억원을 추가 출자하여 연내 2조원 규모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벤처 투자는 대출과 보증 등에 비해 리스크가 높다. 이로 인해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자본시장이 발달한 곳을 제외하면 대체로 산업은행을 비롯 모태펀드, 성장사다리펀드, 연기금 등 공공섹터의 자금지원이 요청된다.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만기 안에 단기적인 펀드 운용성과를 중시하고 가까운 시일 내 기업공개(IPO)로 가느냐에 관심을 두는 상황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벤처캐피탈이 회수한 금액은 원금기준 2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이중 IPO를 통한 회수가 3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로인해 가능성 있는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은행 조승현 벤처금융실장은 "해외 비즈니스를 유치할 때 산업은행같은 정부출자 기관이 주주라고 하면 기업들의 신인도가 올라가는 면이 크다"며 "투자거점을 갖게 된 해외 벤처캐피탈이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국내에 벤처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우리 경제가 이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며 "과거엔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이들 벤처 스타트업을 잘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며 정책금융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은행, 산업은행 역할 강화방안'에서 창업기업이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자금애로를 완화하고, 창업 벤처기업에 대한 간접투자를 확대하는 정책금융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기관이 시장실패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여 금융과 실물경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