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상선은 10일 컨테이너 선주사와 용선료를 20% 정도 조정하기로 합의서를 체결했다. 지난 2월 협상을 시작한 이후 3개월 반만이다.
벌크 선주사로 부터는 용선료를 25% 정도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확보했고 이달 중 모든 선주사와 본계약 체결을 마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향후 3년 6개월 동안 지급할 용선료 약 2조5000억원 가운데 5300억여원을 줄이게 됐다.
전체 용선료로 보면 약 21%를 깎은 셈이다. 다만 인하한 금액을 아예 내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절반 정도는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절반은 장기채권으로 2022년부터 5년 간 나눠 갚아야 한다.
목표치(평균 28.4% 인하)에 미달했지만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를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먼저 채권단은 금융채권과 달리 용선료는 원금에 해당하는 선박은 언제든지 회수가 가능하고 다른 해운사에 재임대 할 수 있어 조정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또 해외 선주들이 글로벌 영업을 하고 있어 조정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협상결과가 당초 의도했던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현대상선에 남은 과제는 해운동맹 가입 한 가지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이라는 세 가지 조건부로 자율협약을 진행 중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공모사채 8042억원에 대해서도 만기 연장과 출자 전환 동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해운동맹 가입까지 완료하면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대주주(40% 수준)로 하여 경영정상화에 나서게 된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