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이 4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자료=한국금융신문>
한국은행이 지난 4일 공개한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A 금통위원은 한은이 주택금융공사 주택담보대출증권(MBS)나 산업금융채권을 직접 인수토록 하는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해 "기본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은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B금통위원은 "중앙은행이 발행시장에서 채권을 직접 인수하는 것은 과거처럼 유통시장 자체가 없거나 신용경색 등으로 시장 소화가 어려운 경우에 한해 용인될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 채권시장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이들 채권이 시장을 통해서도 충분히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주요국 사례 등에 비춰보면 우리나라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국고채 발행 등 정부의 역할이 더 강조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B금통위원은 "이런 주장 제기 자체가 그동안 중앙은행의 기능이나 역할 등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지 못한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등에 대해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에 대한 한은의 입장도 공개됐다. 한 금통위원의 "비관적으로 볼 때 경제성장률이 2.5%를 하회할 가능성은 없는지" 질문에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2.5%를 하회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국제유가 반등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돼 디플레이션 우려도 많이 잦아든 상황"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0.2%포인트 내려 2.8%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최근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중개기능 일부 위축 여부에 대해 질의했다. 이와 관련 한은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신용경계감 확대 등으로 회사채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신용공급증가율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금융중개기능이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선별적 투자수요도 일부 되살아나고 있어 아직까지 금융중개기능 위축을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금통위 결정으로 기준금리가 연 1.5% 수준에서 10개월째 동결된 가운데 하성근 금통위원의 금리인하 소수의견 배경도 공개됐다.
하성근 금통위원은 "하반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금리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정책 타이밍과 파급 시차효과를 감안할 때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적극 대응(금리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