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각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갖고 있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 갯수이다. 지난 12일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을 3연패에 빠뜨리며 승리를 거두자 불공정한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학습하고 깨우치는 알파고의 모습에서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을 체감하게 했다.
은행권에서도 '알파고' 열풍이 거세다. 자산관리에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도입하고 있는 것.
로보 어드바이저는 로봇의 로보(Robo)와 자문사의 어드바이저(Advisor)를 합한 조어로 '로봇 자산관리사'를 뜻한다. 고객의 성향이 담긴 빅데이터를 활용한 알고리즘으로 최적의 자산배분 모델을 만들고 투자에 적용하는 것이다.
지난 1월 KB국민은행은 쿼터백투자자문과 은행권의 첫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인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쿼터백 R-1'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그리고 무려 920조개 이상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최적의 투자대상을 선별하는 자산배분 상품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3일 은행권 최초로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Cyber PB(프라이빗 뱅킹)'를 내놓았다. 'Cyber PB'는 고객이 직접 입력한 정보를 기초로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목적을 분석한 뒤 1대1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어 신한은행도 다음달 로보 어드바이저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신한은행은 로보 어드바이저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로보 어드바이저 전문업체인 데이터앤애널리틱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로보 어드바이저 벤처기업인 데이터앤애널리틱스가 자체개발한 머신러닝 알고리즘 기반의 자산배분 기술을 활용한다.
우리은행 역시 오는 14일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에 비해 적은 수수료율, 기계의 학습능력을 활용한 펀드매니저 이상의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로보 어드바이저뿐만 아니라 핀테크, 빅데이터, 인터넷전문은행처럼 IT 관련 이슈가 은행권에 밀려오고 있음을 실감한다"며 "아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제약 바이오산업이 오랜 투자 끝에 최근 성과가 나오듯 (IT를 활용하는 은행권도) 꾸준히 준비했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