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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경제 먹구름(중)] 가계빚 해법도 내수회복 엔진도 없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4-12-10 23:15

2008위기 뒤 주담대 227조원, 부담만 늘어나
소득 부진에 주거비용 증가로 소비회복 꽁꽁

[금융·경제 먹구름(중)] 가계빚 해법도 내수회복 엔진도 없다
지난 11월 강수를 연발하고 있는 아베노믹스와 높은 파고가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 영향 이슈를 다룬 데 이어 경제구조 변동과 가계부채 관련 이슈를 진단합니다. 다음 차례로는 취약기업 부실화 리스크와 기업금융 이슈를 다룰 예정입니다. 〈 편집자 〉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과 주거비 상승으로 인해 소비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 또한 제한적 가계소득 증가, 고령층 자영업자 증가 등이 가계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민간 소비의 강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국회 예산정책처 ‘2015년 및 중기 경제전망’ 중에서)

“구조조정은 인원을 줄이면서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인원 줄이기에 급급했다. 형식적 구조조정으로 일본은 하향평준화의 길로 간 것이다.” “한국 가계소득에서 자산소득과 이전소득 비중이 너무 낮기 때문에 소득구조 개선을 이뤄야 하며 전세가 상승과 월세전환 증가에 따른 주거비 상승 등으로 내수 회복이 제한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KDB대우증권 홍성국 센터장)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 및 건전성 현황 등에 대하여 은행 개인여신담당자들을 통하여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나 대출규제의 미세조정을 통해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정한 사실이 없다” (금융감독원 보도해명 중에서)

‘세계경제 구조적 장기정체론’이 등장하고 유럽과 일본처럼 ‘전환적 복합불황시대’로 접어들 것이 우려된다는 진단이 주목받는 2014년 세밑 중산층 이하 서민층은 빚 걱정 속에서도 빚을 늘리면서 살림을 꾸려가는 ‘대차대조표’가 불안한 가계들의 집합체라 할 만하다.

우리 나라 가계부채와 관련된 국내외 견해는 팽팽한 양립 국면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는 오히려 가파르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

빚 상환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오면 일부 한계 차주의 부실화에다 민간소비가 얼어붙으면서 내수 침체가 극심해 질 것이 우려되고 있지만 막연한 낙관론 기세 또한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 낙관론은 일본계 IB가 제시한 “예금증가율이 부채증가율을 앞지를 것이기 때문에 부채 디레버리징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 은행 주담대만 155.9조원 급증

1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4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확인된 가장 최근 치 가계부채 부담은 11월 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잔액이 400조원을 돌파했고 주담대를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이 554조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말 통계까지만 잡힌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222조 4000억원과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담대 74조 8000억원을 합한 가계부문의 대출 빚은 851조 5000억원이다. 분기별로 잡는 가계신용 규모가 1000조원이 넘어선 상태에서 그보다 규모가 적게 잡히는 통계라는 이유로 외면하기엔 가파른 증가세가 눈길을 잡아 끈다. 은행권 주담대만 따졌을 때 2009년부터 지난 11월 말까지 늘어난 규모는 155조 9000억원에 이른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주담대 증가분 70조 9000억원을 합하면 226조 8000억원이란 이야기다.

그런데 부동산시장 침체가 경기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며 다각적인 부양책이 나온 것이 불과 몇 달 전이다. 그토록 가파른 주택담보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살아나지 않았던 부동산경기를 대출규제 완화로 풀어보려던 정부의 구상은 몇 년 간에 걸친 지표를 되짚어 볼 때 상당부분 허망해 보인다.

◇ 소득대비 부채비율·주거비용 높아 내수 불안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내수회복 가망성이 확실하지 않다고 우려하는 가장 큰 근거가 가계 빚 부담과 주거비용 상승세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기준닫기김기준기사 모아보기 의원은 최근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지난 2분기 134.7%에서 3분기엔 136.7%로 큰 폭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을 내놓으면서 가계소득과 성장률 격차를 축소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을 현재보다 5%포인트 떨어진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호언했던 것도 허망한 선언에 그치게 됐다는 비판도 내놨다.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경제학회, 그리고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마련한 ‘한국경제 진단과 경제구조 개선방안-일본 20년 침체의 교훈과 한국 정책과제’ 정책 세미나에선 가계부채 부담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중첩된 바 있다.

숭실대 온기운 교수는 “일본경제 거품붕괴 당시 일본과 비교했을 때 가계부채 비율은 1990년대 후반 125%나 2008년 120%보다 훨씬 높은 160%대에 올라 있어 훨씬 심각한 상태”라고 경종을 울렸다. 가계부채 부담은 반드시 소비여력 축소를 동반할 것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전월세 등 주거비용이 치솟고 있어 내수회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 또한 빗발치고 있다.

반면에 일자리 동향은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고령층과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유입 위주여서 가계 소득 증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여럿 나와 있는 상태다. 금리가 낮아서 이자 비용이 적게 들고 국제 유가 하락 등 물가안정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이유로 내수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소득 증대 없는 가계부채 만의 증가엔 반드시 한계가 있는데 일본처럼 자산버블 붕괴까지 온다면 훨씬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2015년 새해를 맞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물론 통화당국과 감독당국까지 가계부채 해법은커녕 소득증대 방안조차 속 시원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는 암울한 세밑인 것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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