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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中企대출 총력집중하라’ 채찍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9-17 22:48 최종수정 : 2014-09-18 15:07

규제완화 주담대 봄볕 적격대출로 돌리는 대신
저신용 中企대출 ‘당국 직접 챙기기’ 강한압박

‘은행은 中企대출 총력집중하라’ 채찍
대출 규제 완화와 부동산 경기 회복세가 꿈틀거리면서 은행권에 볕이 드나 싶었으나 다시 그늘이 지는 반면에 정부와 감독당국이 저신용 중소기업과 기술금융 실적을 일일이 챙기면서 강력한 경영지도를 시사하고 나섰다. 기준금리를 인하한 초반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득세를 보였지만 주택금융공사가 금리를 내린 적격대출을 내놓은 이상 은행 자체상품 경쟁력이 후퇴한 것은 자연스런 시장흐름일 수 있다.

한데 이 와중에 중소기업대출 확대 압력을 높이다 보면 결국 주택담보대출로 내어 줄 자금까지 중소기업 또는 기술금융자금으로 흘러 들 가능성이 의도치 않았더라도 생겨날 개연성이 짙다. 경쟁력을 회복한 공사 적격대출로 주담대 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국의 직접적 주문과 압박이 지속되면 편차가 있을지언정 국내 은행들 자금운용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 급격 퇴조 적격대출의 화려한 귀환

주택금융공사가 금리수준을 낮추고 금리조정형 적격대출을 내놓고 나자 은행 자체 주담대 경쟁력이 급격히 후퇴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BS투자증권 김은갑 애널리스트는 여기다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대출심사가 까다로워 대출가능 한도가 적격대출이 더 큰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인하가 이뤄진 시점에서 은행들이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늘리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공사 적격대출 판매를 늘려서 고정금리대출 비중확대에 나서는 방법이 애용될 수 있다고 봤다.

적격대출은 공사 모기지론과 마찬가지로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공사에 채권을 넘기는 대신 관리수수료를 받는 것이어서 은행 주담대 잔액으로는 잡히지 않게 되고 관련 잔액 증가는 한 풀 꺾일 전망이다.

그렇다면 과연 최근 은행 대출증가세를 주도했던 주담대를 줄일 경우 은행들이 보수적 영업전략으로 돌아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리고 정부와 당국으로선 이같은 우호적 환경과 무관하게 정책 목표 실현에 채찍을 들고 나섰다.

◇ 보신주의 경영행태 채찍 높이 들어

이미 박근혜 대통령이 은행 보신주의 행태를 질타한 데 이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중소기업 대출과 함께 기술금융 실적이 우수한 금융사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소극적인 금융사에는 패널티를 체감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이어 금융감독원은 17일 은행 여신 임원을 소집해 당국의 뜻을 강한 톤으로 직접 전달하며 정책목표를 독려하기 까지 했다.

금감원 조영제 부원장은 이날 2012년 약 6조 5000억원, 지난해 27조 6000억원에 이어 올들어 8월까지 26조 1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중소기업대출 규모 자체는 늘어났지만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점을 집중 거론했다. 담보를 잡거나 보증서를 낀 대출 비중이 2012년말 56.2%에서 지난 7월 말 58.4%로 늘었고 1~4등급에 속하는 우량기업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41조원에서 42조원으로 늘었다는 증거까지 첨부했다.

지금까지 주문과 지도에도 불구하고 담보대출을 늘리는 일부 은행에 대해선 당장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렸다.

◇ 새로운 버전의 관치금융 정당화 모드

사실 조영제 부원장이 당부하고 강조했던 내용들은 금융위 정책내용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긴 하지만 감독당국 임원이 일선 은행 임원을 직접 독려함으로써 정책 효과를 더 높이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기술금융상황판을 통해 은행별 실적을 낱낱이 공개하고 달마다 은행별 중소기업대출 실적을 점검해 대출 확대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고 예고한 것까지 맥락이 같다. 게다가 실적우수 은행이 체감할 만한 인센티브가 마땅찮다는 현실임에도 반복적으로 인센티브 제공 카드를 꺼내 들었고 나중에 부실이 나더라도 취급 직원을 면책하라는 주문의 날을 더욱 별렀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당국이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금융사 제재 무게중심 이동 방안은 지금 펼쳐지고 있는 중소기업 대출과 기술금융 확대 압박책의 완성판이라 꼽을 만하다. 금융사 임직원 개인 제재보다 기관 제재 위주로 옮기겠다는 원칙이 반복 강조되면서 실제 금융권에는 혹시 준동할지 모를 대출 영업 및 심사 직원의 부당한 취급 발생 의무와 강도가 약화되는 역기능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겨날 수 있다.

징벌의 고통을 느낄 리가 없는 법인에 대한 제재 강화가 경영진에 대한 압박이 될지도 불투명하다. 부행장과 영업본부장들 중에는 짧게는 1년 길어야 2~3년 집행임원 행세할 수 있는데 부실화 하더라도 직원에게는 면책을 집행임원은 퇴직 후인 상황이 비일비재할 수 있다.

특정 대출 항목에 대한 월 단위 직접적인 경영개입은 관치금융의 새로운 단계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잇는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의 소리가 조심스레 물밑으로 흐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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