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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 알면서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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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4-09 21:30 최종수정 : 2014-04-10 14:14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 경제학 박사

요즘 세상, 참 복잡합니다. 그만큼, ‘아차!’하는 순간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나락으로 곤두박질 할 수도 있습니다. 돌아보면, 예전에 직장생활을 한 것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과 10년 전, 아니 5년 전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가능했습니다.

문제는, 세상이 그렇게 변했으면 그에 대응하는 직장인들의 의식과 자세도 그에 맞춰 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습니다. 세상은 광속(光速)으로 변하는데 우리네 직장인들은 말을 타고 달리는 듯합니다. 한마디로 꼼꼼하지 못하고 엉성하다는 말입니다. 치열하지 못하고 타성에 젖어있습니다. 최근에 연이어 터진 여러 사건으로 설명하겠습니다.

◇ 사건이 터져야 일하는가?

엊그제 발생한 사건부터 더듬어보겠습니다. 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가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에서 추락되어 발견됐습니다. 그 중 하나는 청와대 상공을 20여초동안 비행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사건입니다.

그들이 단 2대의 무인항공기를 띄워 100% 모두 추락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무인항공기 중에는 임무를 완수하고 되돌아 간 것도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핵심이 초토화돼도 꼼짝없이 당할 상황에 노출됐다는 의미가 됩니다.

군 당국에서는 “앞으로 군의 방공작전체계를 보완하며 동호인들의 비행체에 대한 공역 통제, 등록 등을 유관기관과 협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래서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그런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는 말입니까? 언제나 상식 밖의 행태를 보이는 게 북쪽임을 안다면 가능한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옳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책을 세우겠다’고요?

또 하나의 사례를 봅시다. 지난 2월, 전남 신안군의 외딴섬 염전에 장애인을 감금하고 노동착취를 했다는 소위 ‘염전 노예사건’이 터졌습니다. 결국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충격적이고 소설보다 더 기막힌 일”이라며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하자 부랴부랴 경찰은 목포 일대에서 전수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리하여 50명에 이르는 노예인부를 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 묻고 싶어집니다. 당국은 그동안 그런 일이 관내에 있는 줄 정말 몰랐단 말입니까?

또 있습니다. 얼마 전, 대통령 주관으로 규제개혁을 위한 ‘끝장토론’이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역동적 발전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가 실타래처럼 엉킨 규제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자 그 자리에서 즉시 해결된 규제도 여럿 있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어느 장관이 “저희도 정말 미치겠습니다”라고 했다는데, 정말이지 국민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입니다. 문제는, 어떤 규제가 어떻게 발목을 잡고 있는지 담당 공무원은 훤히 알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도 팔목을 걷어붙여 해결하지 않고 세월만 보내는 것이죠.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

하나만 예를 더 들겠습니다. 소위 ‘황제노역과 향판’에 관한 것입니다. 일반인들이 벌금형을 받으면 대개 일당 5만 원 정도로 환산됩니다.

그런데 모 그룹의 회장에 대해서 법원은 일당 5억원의 노역(실제, 노역이랄 것도 없는)으로 불과 50일 만에 250억원의 벌금을 탕감해주는 판결을 했고, 검찰은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고 여론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자 검찰은 부랴부랴 구속을 정지하고 나머지 벌금을 환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런 판결을 낸 배후에는 30년 가까이 한 지역에서 판사생활을 한 향판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결국 불똥은 대법원으로 튀었고 향판 제도를 없애는 방향으로 개선을 하기로 했답니다. 또 묻겠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지역의 향판에 어떤 문제와 부조리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단 말입니까?

이런 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각 직장마다, 부문마다 어떤 문제가 어떻게 곪고 있는지 다들 알고 있습니다. 다만 관심있게 들여다보지 않을 뿐이요,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을 뿐입니다. 우리는 각자 왜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에 눈감는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직무를 완전히 유기하는 것입니다.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우리들 생애의 저녁에 이르면/우리는 얼마나 타인을 사랑했는가를 놓고 심판 받을 것이다.’> 법정 스님의 이 글에 빗대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직장생활의 저녁에 이르면 당신은 얼마나 문제를 해결했는가를 놓고 심판 받을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당신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말입니다. 그것에 용감하게 손을 대세요. 그것을 눈감고 ‘대과 없이’ 자리를 물러난다면 당신은 생애의 저녁에 심판받게 됩니다. 당신 자신의 역사와 양심에 의하여 말입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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