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는 외환은행 영업 네트워크만 있는 게 아니다. 김 행장 홀로 동행길에 오른 것은 결국 누대에 걸친 인연과 그에 따라 시대 마디 마디 마다 펼쳐 왔던 역할에 더욱 관련이 있다는 게 은행권 일각으 해석이다.
외환은행은 무려 약 44년 전인 1970년 9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점을 냈다. 1963년부터 1977년까지 독일로 떠났던 탄광노동자와 간호사들의 금융 업무를 중개한 것이 첫 임무였다. 60~70년대 외화자금 창출의 큰 젖줄을 잇는 동시에 외환은행은 교포들과 때로는 조국의 성장에 뿌듯해 하고 때로는 글로벌 타향 살이 애환을 함께 나눴다. 한국 경제가 고도 성장 궤도에 오르고 독일 현지 광산이 폐광되는 격변이 빚어지니 외환은행은 새로운 숙명을 부여 받는다.
1990년 독일 통일의 소용돌이를 묵묵히 견디며 유럽 거점 노릇을 꿋꿋이 수행하던 프랑크프루트지점을 독일 현지법인으로 승격했다.
새로운 탈각을 거치고 나니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 진출이 늘어나면서 1, 2차 협력업체들의 금융지원에 앞장선다.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동유럽 진출 교두보 역할을 맡더니 2008년 11월엔 체코에 오스트라바 사무소를 개설해 기업들의 유럽 사활에 희망 등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엔 독일현지 법인에 유로 무역금융 및 송금센터 설립해 역할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일은 대박’ 덕담을 나누는 순방 길에 따라 나섰다. 대통령이 이번 방문 이후 독일과 통일 전환시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통일 행보에 나선다면 외환은행의 진가와 역할은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김한조 행장운 히든챔피언 육성을 모색하는 한-독 민간 금융경제 외교를 거드는 인연이 더해졌다. 통일 독일이 경제적 통합을 추진하는 길에 금융은 가장 이질적인 요소였을 터였기에 통일 한국을 대비하는 국내 금융계에도 독일 교두보는 소중한 존재로 부각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독일에 금융강국 코리아 구현의 대표적 교두보는 다른 곳이 아닌 외환은행이고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톱40 비전에 따라 중동과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할 때 다시 중요한 거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최강 글로벌 네트워크의 저력이 자연스럽게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음을 김한조 행장은 절로 체험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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