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본점 기획부문에서는 저금리·저성장 장기화로 은행권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고심 끝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 시장과 전세 시장이라는 영업 분야를 발굴해 뛰어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에 금융계 일각에서는 과거 몇 군데 은행에서 오토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부실증가로 판매 중단한 자동차 대출을 저금리 상품으로 내놓으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전세자금대출 4770억원에서 3조 2649억원으로 늘어
21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말 4000억원 후반대(4779억원)였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2조원대 초반(2조 3130억원)으로, 올해 7월 말에는 3조원대 초반(3조 2649억원)으로 늘어났다. 타 경쟁은행들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이 5000억원대 후반에서 많게는 2조원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전세자금 대출 취급에 신한은행이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실제 타 경쟁은행들의 7월 말 현재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우리은행이 2조 261억원, 국민은행(1조 7732억원), 농협은행(8313억원), 하나은행(5807억원), 외환은행(1555억원) 수준이다. 자동차 대출시장에서도 신한은행의 영업 행보는 두드러진다.
◇ 금리 경쟁력 힘입어 자동차대출시장 선도
지난 2010년 2월 출시한 신차구입 ‘신한마이카대출’은 지난 7월 말까지 5045억원 가까이 거둬들였다. 같은 해 4월 출시한 우리은행의 ‘우리V오토론’ 실적은 181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신한은행이 선방할 수 있는 이유는 타 경쟁은행과 캐피탈회사들보다 비교적 낮은 금리를 앞세우며 영업력 강화에 나선 결과로 풀이할 만하다.
실제 신한은행의 신차 마이카대출 금리는 최저 연 4.53% 수준이고 우리은행의 경우 4.8%대 수준이다. 신한은행 한 관계자는 “자동차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자동차금융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졌다”며 “이에 따라 고객들의 니즈와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자동차금융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계 일각에서는 과거 국민은행(옛 주택은행) 등이 오토론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부실로 이어지면서 판매를 중단한 사례가 있는데 신한은행이 지금처럼 무리하게 자동차대출에 나선다면 이는 향후 부실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 전체 여신 규모 중에서 자동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며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