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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中企대출 회피가 리스크관리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6-12 22:14 최종수정 : 2013-06-13 13:58

3년 동안 내놓고 대기업 대출창구 노릇 앞장
위기 때 왕창 줄여…국책은행 견조함과 대조

시중은행들 中企대출 회피가 리스크관리
시중은행들의 리스크관리는 위험해 보이는 대출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 방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내 경제주체들이 합심한 덕에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몰아내기 시작한 2010년부터 3년 동안 시중은행들은 대기업 대출 전담창구 노릇을 한 반면 중소기업 대출을 철저히 외면했기 때문이다.

비록 올해 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다시 늘리고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증가 폭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은행을 필두로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중소기업 지원을 늘렸지만 시중은행들의 역주행을 상쇄하면서 증가세를 형성하기엔 역부족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 안전한 대기업 대출 쏠림과 극단적 대조

12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은 2010년엔 되레 9117억원 줄었고 다시 늘어났던 2011년엔 11조 3116억원, 2012년은 고작 5조 7259억원 늘리는데 그쳤다. 중소기업 기준 변경에 따라 대기업 대출로 분류를 바꾼 규모가 아무리 많다 해도 2010년부터 3년 동안은 대기업 대출에 쏠렸던 사실엔 변함이 없다.

대기업 대출은 2010년 11조 8443억원 늘어나면서 견조함을 보이더니 2011년과 2012년엔 각각 27조 7905억원과 27조 901억원 등 기세등등 하기만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시중은행들마다 중소기업 자금지원에 앞장 서는 것처럼 요란한 몸짓을 보인 것과 달리 실제로는 대출 급감 끝에 극히 우량한 중소기업만 취급하는 자금중개 회피형 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이 시중은행의 본모습인 것이다.

2008년 하반기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은행 중심으로 중소기업 대출을 외면했던 추세가 역력하게 나타났다. 선진국 때문에 위기가 발발하기 전인 2007년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은 무려 65조 1260억원으로 가히 폭발적이었다.

◇ 45조에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친 냉혹한 민낯

2006년 말 잔액이 290조 2086억원이었으니 위기 전엔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올인’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막상 위기가 터진 2008년 증가 폭이 44조 9819억원으로 줄었다. 위기가 가시화된 11월 이후 대출은 실종상태를 치달았다. 나아가 2009년 증가폭도 30조 3343억원에 그쳤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못지 않게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극심해지자 정부와 감독당국이 중소기업 지원을 독려하고 시중은행들도 따르는 체 했던 게 2009년이었다. 사실상 국책은행들의 노력을 빼면 시중은행들 기여도는 만기연장 위주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다 2010년 시중은행들은 대출을 확 줄였다. 이 때부터 3년 간 중소기업 대출 외면이 이어졌고 올해 소폭 순증시키며 면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 위기 후 기은 기여도만 빼도 시중은행 자금중개자이길 포기

시중은행 행태를 이처럼 강도 높게 몰아세울 수 있는 근거는 아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시중은행 중심으로 중소기업대출 외면 현상을 살피기 위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순증분을 빼면 적나라해 진다.

2009년 기업은행 순증분 10조 4000억원을 빼면 나머지 은행의 증가분은 20조원에 조금 못 미치고 2010년엔 아예 6조원을 회수한 셈인 것으로 봐야하고 2012년도 기업은행 순증분을 빼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은 감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 금융정책 당국이 최근 시중은행이 대출을 소폭 늘리는 것을 두고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경고했지만 실제 산은과 수출입은행 지방은행만 자금중개에 적극적이었을 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신용리스크가 커지면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하기에 급급한 경영행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소치라는 비판마저 가능할 지경이다.

경기 순응 정도가 아니라 경기 흐름에 곧바로 직결시키는 여신 정책에다 위험해 보이면 무조건 피하고 보는 저급한 리스크관리 방침이 횡행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구조다. 정책당국과 감독당국의 채찍질은 자금공급이 말라 가는 땅 거죽만 두들겨 대고 있었던 셈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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