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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숲을 품은 ‘세로토닌 전도사’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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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2-20 22:24 최종수정 : 2015-02-13 02:11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시형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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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숲을 품은 ‘세로토닌 전도사’
생명보험과 세로토닌 힐링이 결합한 어린이집

저출산 문제 주목, ‘워킹맘 위한 시설’ 부족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이시형 이사장을 만난 곳은 서울 구로구 천왕동 1지구. 서울 중심부와 멀찍이 떨어진 변두리지만 지난해 9월 6일 오픈한 ‘구로생명숲어린이집’으로 인해 생명보험사회공헌사업의 중심지가 된 곳이다.

토지면적 901㎡, 건물연면적 899㎡, 지하 1층, 지상 3층, 총 4층 규모로 어린이들의 건강을 고려해 최고의 친환경자재가 사용된 구로생명숲어린이집은 2007년 12월 생명보험사들이 기금을 공동 출연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한 후 처음으로 만든 공립어린이집이다.

생보사들이 만든 재단이 어린이집 사업을 시작한 배경에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지난 5년여 동안 생보업계 사회공헌사업을 이끌어 온 이시형 이사장이 있다. 재단 이사장이란 거창한 타이틀 외에도 의사, 교수, 의원장, 촌장이란 직함을 가진 그는 자칭타칭 ‘세로토닌 전도사’라고 불리는 힐링 전문가다.

◇ 세로토닌 힐링이 필요한 시대

이시형 이사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세로토닌(Serotonin)’이다. 그의 명함을 보면 가장 먼저 세로토닌 그림과 세로토닌 문화란 프로필을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이메일 주소도 serotonin culture다. 이시형 이사장은 “세로토닌은 모든 것이 균형 잡히고 밸런스가 맞아 편안할 때 분비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라며 “많이 분비되면 행복하고 즐겁고 반대로 부족하면 우울증, 불안 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세로토닌에 이토록 애착을 갖는 이유는 현대인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압축 성장을 거쳤기에 항상 바쁘고 빠른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 그래서 조급하고 인내심이 부족해져 남의 대한 배려가 없어진데다 외부자극엔 극단적으로 반응한다. 사소한 일에 욱하고, 층간소음으로 살인이 일어나고, 난관에 쉽게 좌절하고 자살이란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양보할 줄 모르는 공격적인 운전습관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하며, 급하게 먹고 자극적인 맛과 빨리 취하는 폭주문화에 길들여져 암 등 각종 질병이 생긴다.

이시형 이사장은 이같은 현 세태를 ‘열광의 문화’라고 표현한다. 그는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는 상당히 격정적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모든 생활이 불규칙해지고 각종 부작용이 생겼다”며 “이제는 세로토닌적인 삶을 통해 차분하고 균형 잡힌 생활습관과 문화를 조성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 자연의 삶을 가르치는 생명숲

그의 이런 마인드는 생보재단 최대사업인 어린이집 프로젝트와 결합해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이란 독특한 교육체계를 낳았다. 구로생명숲어린이집의 가장 큰 특징인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은 어릴 때부터 건강 및 정서에 좋은 생활습관을 길들이고 친자연적인 환경에서 자라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체계적인 지도를 위해 어린이집의 모든 교사가 ‘세로토닌 프로그램 연수’를 별도로 이수하고 인근 숲을 교육장소로 활용해 요가와 명상으로 아동들이 안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돕는다.

또 아동의 자아성장을 지원하고 심리안정을 위해 CHA의과대와 연계해 미술심리치료도 진행한다. 참고로 이시형 이사장은 CHA의과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어린이집 이름을 ‘생명숲’이라고 지은 이유도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만고의 진리는 자연 속에서 자라게 하는 것이라는 이시형 이사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그는 “이미 열광의 문화에 길들여진 성인들은 생활습관을 고치기가 힘들다”며 “유치원 시절부터 건강과 정서에 좋은 생활습관을 들이는 교육과 친자연적인 환경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 저출산을 고민하는 생명보험

생보재단의 어린이집 사업은 보험업계는 물론 사회전반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에서 비롯됐다. 평균수명은 점차 늘어나 고령자들이 많아지는 반면에 아이들은 점점 줄어든다. 근로인구가 노령화되다보니 경제성장의 동력을 상실하고 연금을 수령하는 노인인구는 증가하지만 연금재원을 낼 젊은이들은 감소하면서 공적연금이 부실해지고 있다. 노후에 대한 별다른 준비 없이 사람들은 오래 살게 되면서 장수가 리스크(Longevity Risk)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재단의 5대 사업인 자살예방, 희귀난치성질환, 치매, 사회적 의인, 저출산 고령화 중에서 작년부터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이시형 이사장은 “젊은 엄마들이 아기를 안 낳는 이유는 워킹맘으로 살아야 되지만 아이 맡길 곳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경기불황과 여성의 취업률 증가로 맞벌이가 일상화된 시대에 육아비용 및 시설문제가 출산의 큰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한국에서는 공립어린이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외국은 공립비중이 70~80% 정도 되나 국내는 5% 수준에 불과”하다며 “사립어린이집은 영업성 측면이 강해 적자가 나면 안 되다보니 공립어린이집의 필요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어린이집, 전국적으로 확대

그동안 생보재단은 어린이집 건립사업에 100억원을 들여 4개점 조성을 추진해왔다. 그 첫 번째 산물이 구로생명숲어린이집이다. 어린이집 1호점을 구로에 정한 이유는, 맞벌이부부 많고 근처에 공원 등 자연친화적 환경을 갖춘 입지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이 위치한 천왕동 1지구는 취학 전 아동(만 0~5세)이 1990명인데 반해 시설에서 보육할 수 있는 수는 289명에 불과하다. 임대아파트 지역으로 신혼부부, 다자녀, 다문화, 맞벌이 등의 가정이 주로 입주하다 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보육을 요하는 아동수가 월등히 높은 것이다.

그래서 주변의 반응이 절대적으로 좋다. 이시형 이사장은 “어린이집이 위치한 구로구 천왕동 아파트단지는 워킹맘이 90%에 달해 공립어린이집 수요가 크게 높다”며 “워낙 지망자들이 많다보니 선정에도 조건을 뒀는데 신혼 맞벌이부부, 저소득가정 등을 우선으로 선발했음에도 경쟁률이 1000대 1에 달할 정도로 셌다”고 말했다. 구로생명숲어린이집 건물은 법적으로 요구하는 필수면적보다 1.7배 넓게 설계됐다. 벽면은 자작나무, 페인트는 친환경 페인트, 교구재는 원목을 사용하는 등 모든 내장재에 친환경자재를 이용했다. 가격은 일반자재보다 비싸더라도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만큼 아토피 등 환경적 질환의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와 더불어 2호점이 되는 경기도 ‘오산생명숲어린이집’은 2월 28일에 오픈될 예정이다. 그 뒤를 이어 경기도 이천, 광주시 남구 등에 생명숲어린이집 개원이 준비되고 있으며 향후엔 전국 30개점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시형 이사장은 “아이들이 변하면 부모들도 변하는데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다”며 “생보재단은 앞으로도 어린이집 사업 정착 및 세로토닌 교육 프로그램 보급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유종의 미를 준비하는 중

이시형 이사장은 1934년생으로 팔순에 이르는 나이지만 세로토닌 문화원 이사장, 힐리언스 선(仙)마을 촌장, 차움의원 명예원장, CHA의과학대 석좌교수, 서울사이버대 석좌교수 등 다양한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3년 임기인 생보재단 이사장직도 연임해 5년째 맡고 있다. 그는 “정부 정책에서 소외된 부분을 메우는 것이 우리들의 일이다”며 “이제 임기 1년 정도 남았으니 이때까지 해왔던 일을 마무리하고 어린이집 사업을 정착시키는 일에 주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 이시형 프로필 〉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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