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이 결코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덜 정리하면서 순이익 규모를 최대한 표현해 본 결과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잠정 집계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2011년의 11조 8000억원보다 23.2% 줄어들었다.
평균 잔액 기준 총자산이 약 1845조원으로 전 해의 1770조원보다 4.24% 늘리고도 이자이익은 오히려 약 2.6% 감소한 탓이다.
자기자본도 139조 6000억원에서 140조 6000억원으로 0.72% 늘었던 터였다.
따라서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 이익률(ROA)은 0.66%에서 0.44%로 낮아졌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8.40%에서 6.41%로 낮아졌다.
이같은 실적 하락은 이익창출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자산을 늘리고도 이자 마진이 떨어지는 바람에 2011년 39조 1000억원이던 이자이익 규모가 1조원이나 줄어든(▽2.62%) 38조 10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비이자 이익규모가 8조 5000억원에서 3조 9000억원으로 곤두박칠 친 것이 결정타였다.
지난해 송금 및 이체 수수료를 내리거나 없애면서 우려됐던 바와 달리 수수료 이익은 약 2000억원 줄어드는데 그쳤다.
하지만 2011년 하이닉스 지분을 팔아 챙겼던 막대한 1회성 이익이 사라진데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유가증권 감액손실 인식이 늘어나는 바람에 유가증권관련 이익이 2조 8000억원이나 줄어든 2조 3000억원에 그치면서 비이자이익 규모는 주저 앉았다.
그나마 당기 순익 규모 9조원 규모를 떠받칠 수 있었던 것은 대손비용을 덜 치른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충당금으로 새로 쌓은 규모는 지난해 9조 2000억원이 전녇 8조 9000억원보다 조금 늘었지만 대손준비금을 새로 전입한 규모가 2조 7000억원에서 1조 9000억원이나 줄어든 8000억원에 그치는 등 대손비용 지출은 전체 1조 6000억원 줄였다.
부실채권비율이 크게 낮아진 것도 아니고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대손비용 감소는 결국 순익 규모 포장용 선택이라는 풀이가 가능한 상황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